유가 3% 급등해 12월 이후 최고치…美GDP·中부양책에 수요 기대↑

美 4분기 GDP 성장률 3.3%…경제 침체 우려 잠재워

"中중앙은행 지준율 삭감, 석유 수요 증가시킬 수 있어"

홍해 긴장 지속…"시장, 공급망 중단 지속 가능성 깨달아"

우크라, 러 에너지 시설 공격·한파발 美생산 감소도 영향

홍해를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고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25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12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2.99%(2.39달러) 올라 배럴당 82.43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02%(2.27달러) 상승해 배럴당 77.36달러로 마감했다.

홍해 긴장으로 국제 무역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지난해 4분기 미국 GDP가 예상치를 상회하고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수요 기대를 키웠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은 시장 예상치(2.0%)를 상회한 연이율 3.3%로 집계되며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를 잠재웠다.

이번 발표는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목표치 2%에 도달하는, 이른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2월 5일부터 은행예금 지급준비율은 0.5%포인트 인하해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6조원)을 시중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어게인캐피털LCC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시장이 지난 몇 달간 중국의 경기부양책을 기다려 왔다"라며 "지준율 삭감은 석유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는 예멘 앞바다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미군 보급품을 운반하던 미 자회사의 선박 두 척이 폭발로 인해 운항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친이란 성향의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관계된 선박을 겨냥,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스콥마켓의 조슈아 마호니 수석 시장 분석가는 "마침내 에너지 시장은 이러한 공급망 중단이 앞으로 몇 달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안전한 통과를 보장하기 위한 군사적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러시아 남부 에너지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과 지난주 북극한파로 감소한 미국 내 원유 재고 및 생산량도 공급 우려를 촉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920만 배럴 감소했는데 이는 로이터 조사에서 예측한 220만 배럴보다 4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미국 내 세 번째 최다 생산량을 내는 노스다코타주는 북극한파로 인해 생산량이 반토막 난 후 이를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한 달가량이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