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이 제기한 집단학살 혐의 타당"
이, 집단학살 협약 준수 여부 ICJ에 보고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 혐의에 대해 임시조치 결정을 내리고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사진=로이터통신
유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대량학살'(제노사이드)을 자행하고 있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장에 무게를 두면서도 군사작전 중단 명령은 내리지 않았다.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ICJ는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결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6개의 임시조치를 명령했다.
ICJ는 이스라엘 군대가 집단학살 협약을 위반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협약 준수 여부를 ICJ에 보고할 것을 명령했다. 아울러 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증거를 보전해야 한다고 했다.
조안 도너휴 ICJ 판사는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기 전 가자지구의 비극적인 상황이 더 악화할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판단했다"며 "임시조치를 취해야 할 긴급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주장되는 내용 중 적어도 일부는 집단학살에 해당할 수 있어 보인다"며 집단학살 혐의 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이스라엘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ICJ의 임시조치는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일종의 가처분 명령이다. 최종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법적 강제력도 갖지 못한다.
히브리대학교 법학 교수 바라크 메디나는 WSJ에 "이번 임시조치가 정치적 또는 국제적 반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 정부가 성명을 발표할 때 좀 더 신중을 기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국제사회의 원조 제공의 중요성을 인식하겠지만 전쟁의 양상을 크게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ICJ에 이스라엘을 제노사이드 혐의로 제소했다. 남아공은 집단학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예비 명령을 긴급 요청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남아공의 주장이 거짓이며 민간인 사상자를 피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