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영 침략에 대응해 선박 표적”…같은날 미 구축함에도 미사일
중동 긴장 유가에 영향 제한적 인식 뒤집혀...공급 우려 커질 듯
브렌트유·WTI 주간 6% 상승…가자 전쟁 발발 이래 최대폭
유엔 "홍해 위협으로 인플레이션 심화" 경고…수에즈운하 운송량 42%↓
◆…홍해 아덴만에서 예멘 후티 반군이 영국 유조선 말린 루안다호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선박이 불길에 휩싸였다. <사진 출처 프랑스 해군 'X'>
미 중부사령부는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전날 오후 7시 45분경 후티 테러리스트들이 말린 루안다호를 겨냥해 대함 미사일을 발사했다"라고 밝혔다. 말린 루안다호는 마셜제도 선적의 영국 유조선이다.
후티군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영국의 침략에 대한 대응으로 선박을 표적 삼았다"라며 "다수의 미사일을 사용한 직접적인 공격이었다"고 발표했다.
이날 공격으로 해당 선박은 불길에 휩싸이는 등 큰 손상을 입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구라'는 "선박 우현 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나섰다"라고 밝혔다.
이날 앞서 후티 반군은 미 구축한 USS 카니호에도 대함 미사일을 발사했다. 중부사령부는 후티 반군이 아덴만에서 카니호에 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며 미군이 이를 성공적으로 격추했다고 밝혔다. 보고된 피해는 없었다.
이후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와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11월 30일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주간 6% 이상 상승해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간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주변 산유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과 기름 유출로 인한 환경재난을 우려해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꺼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동 지역 긴장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이날 공격으로 공급에 대한 우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후티 반군으로 인해 홍해의 안보 상황이 악화되며 세계 무역 차질뿐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주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는 친이란 성향의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해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한 이래 수에즈 운하 운송량이 4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한 주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컨테이너 선박의 운송 횟수는 전년 대비 67% 감소했다.
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는 세계 컨테이너 운송의 20%, 세계 무역의 12~15%를 차지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UNCTAD는 "주요 무역로의 혼란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공급망이 교란되어 상품 배송이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하여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지원하는 반이스라엘 성향 무장 단체들을 일컫는 '저항의 축'에 속하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할 때까지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관계된 선박을 겨냥,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후 지역 내 안보 상황이 악화하며 글로벌 해운사들이 수에즈 운하 운항을 중단하거나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수에즈 운하가 아닌 희망봉을 우회할 시 유럽과 아시아 항로는 무려 9,000km 늘어나며 운행 시간도 7~10일 추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