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익 8073억…4분기는 2년 연속 적자
생산·판매량 늘었지만 판가 하락에 외형은 축소
◆…현대제철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3년 4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 최근 5년 연간 영업실적. 2023년은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이 지난해 하반기 원료가 상승과 고정비 증대, 중국 저가 철강재 유입, 건설시황 둔화 등 업황 부진에 시달려 전년도보다 절반 가량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부침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이후 외형 축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4분기만 놓고 보면 2년 연속 적자로 신음했다.
30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5조 9148억원, 영업이익 8073억원, 당기순이익 4496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매출이 5.2%, 영업이익이 50.1%, 순이익이 56.7% 감소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3.1%로 전년도보다 2.8%p 하락했다.
매출의 경우 코로나19 대유행에 수익성이 악화됐던 지난 2020년 18조 234억원을 기록한 이후 소위 철강 슈퍼사이클을 타고 반등하며 2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하다 이번에 한풀 꺾였다. 작년 별도기준 생산량이 1869만 4000톤으로 전년도보다 5.1%, 판매량이 1855만톤으로 같은 기간 1.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하락에 별도 매출도 전년대비 8.7% 감소한 21조 6094억원에 그쳤다.
당초 업계 안팎에서 시황을 상저하고로 예측했으나 중국의 경기부양책 효과 미비, 미국 고금리기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수요 위축, 판매가 하락, 원자재값 상승 등이 나타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원가부담이 커져 연결기준 매출총이익률이 8.3%로 전년도보다 2.1%p 하락했고 판관비도 9.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경우 연결기준 매출액 6조 1042억원, 영업손실 2201억원, 당기순손실 1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에 비교할 때 매출은 2.1%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적자가 지속됐다. 전분기 비교 시에는 매출이 2.8%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전환으로 기록됐다.
현대제철은 건설시황 둔화로 인한 봉형강 제품판매량 감소와 판매가격 하락, 전기요금 인상, 철광석과 석탄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압박 등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작년 4분기 3달 중 2달이 가장 낮은 제품 시세를 보인 반면 원자재값이 고공행진을 지속했고 일부 재고평가손실과 임금성 비용에 따른 2500억원 가량의 일회성 효과도 반영됐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120달러 수준에서 2~3분기 110달러 내외에 머물렀으나 4분기 말 136달러로 연중 고점을 찍었다. 동호주 항구 기준 제철용 원료탄은 지난해 1분기 톤당 300달러대에서 2분기 230달러 내외로 하락했으나 공급차질 등의 이슈로 하반기 반등을 거듭해 4분기 35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현대제철은 올해 글로벌 철강수요가 인도 등 신흥국 인프라 투자와 튀르키예 지진 재건 등에 따라 소폭 반등하겠으나 국내 건설경기 회복 지연, 자동차 생산 감소 등 시황을 다소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별도기준 판매계획도 올해보다 2.1% 줄어든 1816만톤으로 잡았다. 수익성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등 강점을 지닌 사업역량에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자 올해 경영방침을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정하고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탄소중립 로드맵 실행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전동화, 에너지 소재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신흥국 대상 자동차강판 판매 확대와 메이저 완성차 업체에 대한 장기공급 물량 확보로 전체 자동차강판 판매량 중 글로벌 판매비중을 21%까지 높이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추세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유럽 해상풍력 사업 관련 수주활동 강화 등 에너지용 후판 공급도 늘릴 예정이다.
회사측은 "올해도 철강시황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품별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고부가제품 판매확대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경영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