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군마현 주민들 반성 의미로 추도비 설치
日의원 "다른 곳의 노동자 추도비도 철거해달라"
◆…스기타 미오 의원. 사진=스기타 미오 X 캡처
우익 성향의 일본 국회의원이 군마현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를 두고 SNS에 "정말 잘 됐다"고 글을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자민당의 스기타 미오 의원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에 군마현의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철거 기사를 공유하면서 "거짓 기념물은 일본에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내에 있는 위안부나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의 비 또는 동상도 이 뒤를 따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스키타 의원은 교토에 있는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동상 사진도 첨부해 "사유지여서 철거할 수 없는 상태다. 이쪽도 빨리 철거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일본 교도통신도 스기타 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역사 수정주의와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언동이라고 지적했다.
스기타 의원은 극우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서 활동하면서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는 등 일본 내에서도 극우 성향이 높은 정치인으로 알려졌다.
◆…스기타 미오 의원이 X에 올린 게시글. 사진=스기타 미오 X 캡처
지난 2016년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 참여했을 당시 한복 차림의 여성에 대해 "치마저고리와 아이누 민족의상 코스프레 아줌마까지 등장. 완전히 품격에 문제가 있다"라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난해 일본 법무성 산하 조직으로부터 인권 침해로 주의를 받았지만 그는 사과는커녕 그 뒤로도 '재일특권'(在日特權)의 존재를 주장하는 등 차별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 재일특권은 일본의 극우 성향 누리꾼인 '넷우익'이 주로 사용하는 용어다.
한편 군마현 당국은 지난달 31일 현립 공원에 설치됐던 '강제동원 조선인 추도비'를 완전히 철거했다. 해당 추도비는 현지 주민들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후대에 알리고 양측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2004년 설치했다. 시민단체는 이곳에서 해마다 추도제를 열었다.
그러나 2012년 행사 도중 '강제연행'이 언급됐다는 점을 극우단체들이 문제 삼으면서 철거 요구를 제기했고 결국 군마현 당국은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시민단체가 소송을 제기했으나 일본 최고재판소는 2022년 지자체 처분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확정했다. 추도비가 철거된 자리는 현재 공터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