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의협회장 “의료는 권력 명령받는 대상 아냐” vs 정부 "국민 지지하겠나"

박민수 차관 "법적 대응 등 만반의 대비"

노환규 "타파해야 할 전문직종 카르텔 인식"

여론 "의대 증원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안"

한의협 "의료 사각지대에 한의사 인력 활용"

앞서 정부의 의대증원 확대를 저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필수 회장을 비롯한 제41대 집행부 전원이 사퇴하면서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9일 긴급 온라인 회의를 갖고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을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다음주 비대위원 구성을 마치고 설 연휴 이후 구체적인 대정부 투쟁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12일에는 전공의들의 모임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온라인으로 임시 대의원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대전협 결정이 나오는 즉시 진료 거부 및 집단 사직서 제출 등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최악의 경우 의료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의료 공백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기 전에 집단으로 사직서를 낼 움직임을 보이자 전공의를 교육하는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했다.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면허 박탈 가능성도 시사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포함해 만반의 대비를 다 마쳤다"며 "10조 플러스 알파의 (필수의료) 투자 계획도 밝혔는데 파업하면 어떤 국민이 이것을 지지하겠나"고 지적했다.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의사들은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의료를 타파해야 할 고소득 전문직종의 카르텔로 인식하는 소수의 권력자들이 의료를 정치로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며 "권력은 의료를 이길 수 없다. 의료는 권력의 명령을 받는 대상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구감소를 마주한 지금 의대증원이 아니라 의대감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여론은 의사들의 파업 움직임에도 의대 증원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사안으로 인식했다. 지난 5일 세계일보가 발표한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응답자 83.2%는 증원에 적극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한의사들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의대 입학정원을 2000명 늘려도 당장 의료인력 배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의료 사각지대에 한의사 인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