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당기순익 4.6조원...'유일' 성장. 리딩뱅크 '굳건'
신한금융, 4.4조원...전년比 6.4% ↓, 하나금융, 3.5조원(3.3%↓)
우리금융, 당기순익 2.5조원...전년比 19.9% 급감, 홀로 두 자릿수 하락
◆…지난해 KB금융은 '유일'하게 성장한 반면 하나금융, 신한금융은 '역성장'했다. 우리금융은 20% 급감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각 사 제공, 조세일보 DB
13일 4대 금융지주의 작년 성적을 합산한 결과 당기순이익은 14조9682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15조5309억원과 비교해 3.8% 하락한 수치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조6319억원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지위를 공고히 했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성장하며 기쁨을 더했다. KB금융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 하에서도 비이자이익 중심의 견조한 실적 개선과 안정적인 비용관리의 결실로 그룹의 견조한 펀더멘탈과 이익 창출력을 증명했다고 풀이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Top-line 모든 부분이 고르고 강력한 수익창출을 이어간 결과 작년 총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수준인 17.8%의 연간 성장률을 시현하며 약 16조원을 기록했다"며 "전사적 차원의 비용효율성 개선 노력의 결실로 그룹 CIR도 역대 최저 수준인 약 41.0%를 기록했다"고 반색했다.
이어 "작년 2월에 발표한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에 따라 주주환원 정책을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며 "최근 시장에서 저PBR주에 대한 기업가치 제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나오는대로 적극 대응해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KB금융은 어려운 환경에도 흔들림 없는 펀더멘털을 입증했다. 총 주주 환원율은 38.6%를 기록, 업계 최고수준에 달하며 이익 수준 및 자본력을 감안했을 때 2024년에는 40% 수준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점진적으로 자사주 중심 주주 환원 확대 방향성도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H지수 ELS 관련 불확실성이 부담 요인이지만 일회성 요인 제외 시 5조5000억에 달하는 경상이익을 감안하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그룹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6.4%가 감소한 4조3680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견조한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회성 비용 및 전년도 증권 사옥 매각 이익(세후 3220억원) 효과 소멸 등 비경상 비용 요인으로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53.9%가 줄어든 5497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중 상생금융 지원 비용,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 선제적 충당금 적립 등 거액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며 전분기 대비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실수요 중심의 기업대출 성장을 통해 이자 마진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자이익을 방어했으며 유가증권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비이자이익이 증가하는 등 견조한 이익 창출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룹 핵심 사업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다변화된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경상적으로 안정적인 손익을 기록했다"며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부동산PF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상생금융 지원 등 고금리 지속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완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2024년 총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6~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2024년 신한지주 예상 지배순이익은 4조6000억원(전년대비 5.0% 상승)에서 DPS 2160원과 자사주 6000억원을 적용한 예상 주주환원율은 36.7%이다. CET1 비율이 13%를 상회(13.1%)하는 만큼 총 주주환원율이 전년(36%)보다 상승하는 게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한지주는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하지만 경쟁사보다는 양호한 4분기 지배순이익을 시현했다. 미래경기전망 반영,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적립(3506억원)이 있었지만 타사보다는 작은 수준이었으며 대체투자자산 평가손실(2487억원)도 비교적 무난한 수준이었다. 상생금융 비용 2939억원, 희망퇴직 비용 809억원 등의 비경상적 비용 요인이 발생했다"고 부연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3년 4분기 4737억원을 포함한 2023년 연결 당기순이익 3조4516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대비 3.3%(1190억원) 감소한 수치다. 다만 하나은행이 3조47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4대 은행 중 '1위'를 차지해 아쉬움을 달랬다.
하나금융은 수수료와 매매평가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 전사적·효율적 비용관리 등을 통한 견조한 이익창출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 IB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 비경상적인 비용인식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룹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4분기 누적 3709억원의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를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전년말 대비 41.1%(4998억원) 증가한 1조7148억원으로 그룹의 손실흡수능력은 한층 더 강화됐다. 선제적 충당금을 제외한 대손비용률(Credit Cost)은 0.30%로 그룹의 경영계획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수한 자본여력과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율 달성을 위한 노력과 함께 금융을 통한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와 상생하며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김은갑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비용요인이 지배한 실적이었지만 일부는 선제적 의미를 지니고 일부는 기저효과를 만들어 올해 연결순이익 증가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년대비 10.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상승으로 PBR가 다소 올랐지만 올해 ROE 전망치 9.3%를 감안시 PBR 0.33배는 여전히 수익성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이번 실적발표에서 예상했던 1500억원의 2배인 3000억원의 자기주식 매입을 발표해 주주환원율 추가상승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3조1417억원 순이익과 비교해서는 19.9% 급감해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다. 우리금융은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을 반영하며 위기대응력을 강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작년 한 해 취약부문에 대한 건전성을 개선하는 한편 '우리자산운용·글로벌자산운용 통합' 등 계열사를 정비해 그룹 자본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면서 "올해는 위험가중자산 관리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도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 자산관리부문 등 그룹 시너지 강화를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785억원으로 당사 추정치와 컨센서스를 70% 이상 하회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대규모 충당금 전입이 원인"이라며 "순이자마진(NIM)은 지주와 은행 모두 직전분기 대비 –8bp로 하락했다. 은행 수신이 직전분기 대비 6% 증가하며 조달비용 부담이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