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MRI 과다 사용에 따른 의료재정 낭비 차단
'병상 사고팔기' 부작용에 병상공동활용제도 폐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컴퓨터단층촬영 장치(CT)와 자기공명영상촬영장치(MRI) 등 의료영상기기의 과잉진료를 방지하기 위해 보건당국이 특수의료장비에 대한 관리 강화에 나선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정부가 추진할 건강보험 정책 방안을 담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서 이 같은 방침이 공개됐다. 의료기관들이 특수의료장비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데 따른 의료재정 낭비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OECD 보건통계 2023'을 살펴보면 인구 대비 국내 의료장비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의료기관이 보유한 MRI 보유대수는 인구 100만명당 35.5대, CT는 인구 100만 명당 42.2대로 OECD 평균인 MRI 19.6대, CT 29.8대보다 많았다.
같은 기간 MRI 이용량은 인구 1000명당 80.1건으로 OECD 평균보다 적었고 CT 촬영은 인구 1000명당 281.5건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현재 MRI의 경우 시·군 이상 지역에서는 200병상 이상을 보유한 의료기관만, CT는 시 지역에서는 200병상 이상, 군지역에서는 100병상 이상을 확보한 의료기관만 설치할 수 있게 제한하고 있다. 병상 기준에 못 미치는 병의원은 '공동활용병상제도'에 따라 인근 다른 의료기관에서 병상을 빌려 병상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문제는 병상 기준을 맞추려고 많게는 병상당 500만원까지 웃돈을 주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져 점차 제도의 취지가 퇴색하고 변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복지부는 이런 폐단을 해소하고자 병상 공동활용 제도를 없애고, 특수의료장비 도입 가능 의료기관의 병상수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설치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