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원 오른 1335.4원 마감…엇갈린 美 경제지표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 미국의 소비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를 높였지만 양호한 고용지표가 이를 제약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련 인사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상승했다.

1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4원 오른 1335.4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5.0원 하락한 1329.0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르며 1330원대 중반에 거래를 마쳤다.

1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8%(예상치 -0.2%, 전월치 +0.4%) 기록해 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도 전월대비 -0.5%로 예상치(+0.2%)를 하회했다. 1월 소매판매 발표 이후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Now는 1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4%에서 2.9%로 하향했다. 반면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1만2000건(예상치/전주 22만건)으로 집계돼 양호한 고용수준을 나타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율은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시장이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속도보다 더 천천히 하락할 것"이라며 "연준이 경제가 금리인하를 허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충분한 확신을 갖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하며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NH투자증권 김영환 연구원은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는 주거비와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이 높게 나타나면서 향후 물가상승률이 계속해서 빠르게 낮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 영향으로 연준의 금리인하 시작 시점에 대한 시장 전망이 6월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월 소매판매가 시장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를 추세적 소비둔화 전조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계절적으로 연말 쇼핑시즌 이후의 자연스러운 지출 감소, 한파로 인한 일시적 소비 위축이 작용했다고 평가했다"며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지속적으로 21~22만 건 선에서 유지되면서 양호한 고용시장 상황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