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송기 통해 약 4만명분 식량 공중투하
구호단체, 안전한 배분 문제점으로 지목
◆…미군은 수송기 3대를 동원해 가자 지구에 식량을 공중에서 투하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가운데 미군과 요르단군이 첫 번째 식량을 공중투하하는 합동 작전을 펼쳤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C-130 수송기 3대를 동원해 가자 해안선을 따라 3만8000명분 식량을 공중에서 투하했다고 밝혔다. 물과 의약품은 지원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작전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항공기를 통한 가자지구에 대한 식량 투하 방침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 등은 가자지구에 항공으로 구호품을 투하해 왔지만 미국이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구호단체들은 구호품의 안전한 배분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중투하 방식이 단순한 홍보용이라고 주장했다.
데이브 하든 전 미국 국제개발처 가자지구 국장은 알자지라에 "현장 구호 인력 조정이 없으면 가장 강한 사람이 식량을 가져가고 통제할 것"이라며 "더 많은 길목이 열려 더 많은 트럭이 진입하는 게 실질적으로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더 많은 원조를 개방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바이든 행정부의 계획을 비난하며 미국 관리들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스콧 폴 옥스팜 이사는 X(옛 트위터)에 "안전한 분배 계획 없이 미미한 수준의 원조를 공중으로 투하하는 것은 벼랑 끝에 내몰린 가자지구 주민들을 또한번 모욕하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미국 수송기가 가자지구 해변에 구호품을 투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더 많은 검문소를 개방하도록 국제사회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미흐줍 즈웨이리 카타르대 걸프연구소 소장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에 구호트럭의 가자지구 육로 진입을 허용하도록 충분한 압력을 가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가자지구에 접해있는 케렘 아부 살렘을 통해 식량을 보내는 방안에 대해 제안했다. 이어 "가자 지구에는 2000대의 트럭이 국경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유통기한이 지난 식량과 의약품이 수개월 동안 쌓여 있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미국이 힘없는 주변국가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