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아는 파렴치한 의사라면 이 자리에 모이겠나"
"의료 노예로 만들기 위해 국민 눈을 속이고 있다"
"2000명 증원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 더욱 가중시켜"
이상민 "필요하다면 사법적 처벌까지 진행할 예정"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참가자들이 집결하고 있다.2024.3.3 사진=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에 정부가 강경대응에 나서면서 양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3일 오후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가 열렸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4만여명, 경찰 측 9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궐기대회에 앞서 사회를 맡은 윤용선 바른의료연구소 소장은 "의협은 국민 의료비 상승과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가속화할 정부의 의료정책을 막고자 비대위를 구성했다"며 "학생들과 전공의들도 더이상 의사를 못하겠다며 자발적으로 휴학·사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이것이 의협의 사주라며 의협 지도부 등을 압수수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곳에 모인 의사들은 증원된 의사들이 배출되는 수십년 후와 관계 없는 은퇴를 고려하는 의사들"이라며 "돈만 아는 파렴치한 의사들이라면 이 자리에 모이겠냐"고 반문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사진='전국의사 총궐기대회' KBS 라이브 캡처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국민 모두에게 적용할 근로기준법과 인권의 사각에서도 중환자를 보살피며 사명감으로 자기 소명을 다해온 전공의가 스스로 미래를 포기하고 의료현장을 떠났다"며 "정부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롯한 모든 의사가 한목소리로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알고 있지만, 정책과 제도를 악용해 의사를 영원한 의료 노예로 만들기 위해 국민 눈을 속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근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직무대행은 격려사에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과 교육환경에서는 결코 의사 수 증원이 필수지역의료 붕괴에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전문적인 인프라와 구체적인 재정이 확보되지 않은 채 의대정원을 확대한다면 의학교육의 질은 추락할 것이며 마침내 의료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성민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지역의료와 필수의료를 살리자는 달콤한 유혹으로 시작한 의료 현안 협의는 의대정원 2000명 확대라는 폭탄으로 다가왔다. 필수의료 패키지에도 독소조항이 가득 들어 있다"며 "정부는 의료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이를 수용하지 않는 의사들을 반기업적,반국민적 범죄자 집단으로 내몰고 있다"고 토로했다.
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교육여건과 시설기반에 대한 선제적 준비와 투자가 없는 상황에서 급진적으로 의사를 2000명 증원한다면 의료비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의 늘어나는 사회적 비용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이미 건보 재정은 큰 폭의 적자이며, 2028년에는 건보 누적 준비금 23조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대정원 증원은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결국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소신 있는 응급진료 형사처벌 웬말이냐', '무분멸한 의대증원 양질의료 붕괴된다', '준비안된 필수정책 의료체계 종말이다', '근거없는 의사증원 피해자는 국민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KBS 시사 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오늘까지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 정부에서는 최대한 선처할 예정이다. 오늘까지 돌아오지 않는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엄중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과 원칙에 따라서 각종 행정처분, 그 다음에 필요하다면 사법적 처벌까지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