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서비스 등 건설 비용 급증…부품 조달도 어려워
LG엔솔·삼성전자·TSMC·파나소닉 등 건설 취소·연기
◆…LG 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 3D 구상 <사진 LG에너지솔루션 홈페이지 캡쳐>
3일(현지시간)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등으로 아시아 기업들의 투자 유치 유도에 성공했으나 1년 반이 지난 지금 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하이오 소재 건축 및 엔지니어링 회사 SSOE의 빈스 디보피 최고경영자(CEO)는 "1년 전만 해도 '시장에 진출하자'가 대세였으나 이제 업계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LG 에너지솔루션은 건설 중인 공장 3곳의 비용 초과로 4번째로 건설하려 했던 인디애나주 배터리 공장 계획을 취소했으며 대만의 TSMC는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2곳의 건설을 연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텍사스에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에 수십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캔자스 공장 건설이 예상보다 빠른 현금 소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기업들의 이 같은 결정에는 미국 내 부품 조달의 어려움과 건설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한국, 일본, 대만의 기업은 IRA의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해당 재료 및 부품의 상당 부분을 미국 공급업체에서 찾아야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의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이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의 전기를 조절하고 전송하는 개폐기, 변압기 등의 부품을 배송받기 위해 100주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철강, 목재 합판, 트럭 운송 등 공장에 필요한 원자재 및 서비스 비용의 급증도 압박을 주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규 산업용 건물 건설과 관련된 가격은 3년 전보다 약 3분의 1이나 올랐다.
철강 가격은 2020년 이후 70% 상승했다. WSJ은 파나소닉이 캔자스 공장 건설 초기 예산의 상당 부분을 철강 가격의 상승으로 소진했다고 지적했다.
건설 산업 무역 그룹인 미국 종합 건설업자(AGCA)의 케네스 사이먼슨 이코노미스트는 "새로운 산업을 추진하려는 미국의 시도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공급망을 뒤흔들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사이먼슨은 이 같은 어려움이 일시적일 것이며 향후 몇 년 안에 상황이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취소되고, 중단되고, 연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도 "일부는 비용을 낮추고 다른 일부는 훨씬 더 높은 비용으로 기존 계획에 따라 구축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