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독일과 전쟁 원치 않는다"…獨 '크림대교 폭파 계획' 녹취 파문

크렘린궁 대변인 "폭파 계획, 용납하지 않을 것"

러 관영 "獨, 크림대교 폭파 계획" 녹취 공개

獨 국방장관 "해외서 개방형 회선통해 접속해 유출"

우크라이나에 대한 타우러스 미사일 지원을 통해 크림대교 공격을 논의하고 있다는 독일군 고위 간부의 녹취가 유출된 가운데 러시아 크렘린궁이 러시아에 대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으며 독일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세계청소년축제(WYF)에 참석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아무것도 폭파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누구도 여기서 폭파할 계획을 세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4일 러시아 관영 언론 'RT'는 독일의 연방 공군 참모총장, 준장, 장교 등 고위 간부 4명의 녹취를 공개하며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자체 개발 미사일인 타우러스를 지원해 크림대교 폭파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녹취에는 "크림대교는 매우 좁은 목표물이지만 타우러스를 사용하면 가능하다"라는 대화가 포함돼 있다.

보도 이후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답을 피하면 죄를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독일에 설명을 요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군사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가 해외에서 보안이 되지 않는 개방형 회선을 통해 접속하면서 기밀 대화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우연한 기회로 독일 통신망에 접근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러시아 외무부는 알렉산더 그라프 람스도르프 주러시아 독일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했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의 분열을 노리는 러시아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파병' 언급으로 촉발된 유럽의 균열을 노렸다는 것이다. 지난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병 방안을 거론하자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이 이를 부인하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