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거버넌스 포럼, 12일 논평 내고 정 회장 승진 비판
포럼 “이마트 주가 5년새 59% 하락...부회장 재임 당시 경영성과 저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지난 23일 서울 중구 소재 '신세계 남산'에서 열린 신입사원 그룹 입문 교육 수료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제공]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구·이하 포럼)은 전날(11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에 대한 반론' 제목의 논평을 통해 "부회장 재임 당시 정 회장의 경영성과는 저조하다. 이마트는 작년 영업 손실을 기록했고 주요 계열사들이 적자 시현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2006년 부회장 승진 이후 18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른 정 회장에 대해 신세계그룹은 "유통 시장은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해졌으며 정용진 회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는 환경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포럼은 정면 반박한 것이다.
포럼은 또한 이번 인사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등기이사에 선임되지 않는 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포럼은 "정 회장이 등기이사 선임을 피함으로서 이마트 주주들이 정용진 부회장 시절의 경영성과에 대해 아무런 평가를 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포럼은 먼저 이마트 주가가 장기간 폭락한 점이 정 회장의 경영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포럼은 "지난 5년, 10년간 코스피는 각각 23%, 37% 상승했지만 이마트 주가는 각각 59%, 70%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마트 시총은 2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금융부채 14조원의 1/7 수준"이라면서 "빚이 과도하면 시총 증가가 불가능"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무리한 인수합병(M&A) 후유증으로 수조원의 차입금이 발생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 결과 2023년 회계연도에 1592억원의 영업권을 상각했고, 신용평가사들은 작년 말 이마트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고도 비판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과 경영진들의 차입금 축소 의지 또한 보이지 않고 있음을 강력 비난했다. 포럼은 "그룹 전체 차입금 축소가 절실한데 정 회장과 경영진은 이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포럼은 "이마트는 PBR 0.17배, 신세계건설 0.21배, 신세계 0.38배로 모두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다"면서 "신세계그룹과 이마트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동참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패밀리 비즈니스는 대체로 지배주주가 책임경영에 입각해 보수적으로 경영하니 재무건전성이 돋보이지만 한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에서 보듯이 대부분 패밀리 비즈니스가 우수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이마트는 과도한 빚이 주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꼬집었다.
◆…［출처=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중］
이어 "올 2월 이마트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의하면 정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계획이 없다"면서 "공시에 의하면 최근 회계연도에 보수지급금액 톱3는 등기이사가 아닌 패밀리 인사들"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그동안 등기이사는 아니어서 법적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보수는 많이 받는 책임있는 경영자 모습을 보이지 않아 경영 위기가 초래된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이마트 거버넌스 기본을 정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 경영진, 이사회와 얼라인먼트(Alignment) 만들고 본인도 이사회 참여를 통해서 책임경영을 실현하라"라면서 "아니면 키맨 리스크(Key man risk)가 이마트 주주들을 계속 괴롭힐 것"이라고 거듭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469억원, 당기순손실 1875억원을 기록해 2011년 신세계그룹에서 대형마트 부문을 인적분할 한 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포럼은 이마트가 2022년 영업이익 1356억 흑자에서 지난해 적자전환(469억원) 한 게 뼈아픈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신세계그룹은 정 회장과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8.6%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친인 이명희 회장(81)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 보유 중이고, 이번에 그룹 총괄회장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