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이미 한국 내 투자자산을 정리하고 있었던 데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더 이상 국내에서 먹잇감을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 중단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들은 론스타의 한국투자 중단선언이 일부 사모투자펀드(PEF)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외국인 직접투자(FDI)나 외국계 펀드의 포트폴리오 투자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론스타, "한국투자 당분간 중단" = 론스타의 존 그레이켄 회장은 17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은행과의 재매각 논의를 보류 중이며 검찰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한국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론스타는 전날 법원이 엘리스 쇼트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법률자문 이사의 체포 영장을 발부한 것에 대해서도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한국투자 중단 선언은 올 들어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한국에 더 투자할 수 있다"며 의욕을 드러낼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론스타의 한국투자 중단은 예정된 수순" = 그러나 론스타는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이미 대랑해고와 고배당으로 투자기업의 '단물'을 모조리 빨아먹고 있다는 비난에 직면하면서 한국 사업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작년 9월에 우선협상자 대상자로 선정됐던 한국리스여신의 인수가 채권단의 동의 부족으로 무산되는 등 최근 2년 동안 눈에 띄는 투자실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게다가 론스타는 이미 5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던 한국 내 투자자산에 대한 정리에 들어갔었다.
스타타워와 동양종금증권의 여의도 사옥 등 부동산 자산은 대부분 처분해 이번에 외환은행을 팔 경우 투자자산은 극동건설만 남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에 미치는 영향 미미" =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영국계 펀드인 헤르메스의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때도 외국인 투자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상무는 "외국계 사모펀드라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투자했다는 혐의가 있으면 국내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런 일로 수익이 목적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의 수사가 한국 내 반(反) 외국인 정서에 근거하고 있다는 론스타 쪽의 주장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닉 라일 GM 아태지역본부 사장이 론스타가 제기한 한국 내 반(反) 외국인 투자자 정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전반적으로 한국 내 그런 정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상무는 "한국은 세계적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나라"라며 "포트폴리오 투자를 선호하는 펀드는론스타와 헤르메스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투자한 것으로 의심받는 사모펀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