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국세분야 고충민원 처리위한 세미나 개최
돌고돌아 원점, 20년 조세소송 해결책은?
헌재와 대법원 힘겨루기 '해결책 없는 도돌이표'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국세청은 눈치만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
◆…정의의 여신상 디케.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상이해 재판이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조세소송의 납세자는 어떻게 구제받아야 할까?
지난 20년 동안 돌고돌아 원점으로 와버린 조세소송이 결국 납세자(국민)의 고충민원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시도가 있어 주목된다.
국민권익위는 15일 홈페이지 알림란을 통해 "오는 19일 서울시청 시민청 태평홀에서 '국세분야 고충민원' 처리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주요 논의사항은 첫째, "구「조세감면규제법」(1990. 12. 31. 법률 제4285호로 개정된 것) 부칙 제23조에 근거한 과세처분이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과 위 법률 조항이 실효되었다는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이 상이함에 따른 문제점 및 해결방안"과 둘째, "대법원의 판결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상이하여 재판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권익구제를 위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역할과 한계"이다.
토론회는 허영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고, 발제는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 이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는다.
토론자는 김대희 백석대 부총장, 조소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양태건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홍종현 경상국립대 법학과 교수가 나서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2년 7월 21일 GS칼텍스, KSS 해운 등이 2013년 제기한 법인세 부과처분 헌법소원 사건에서 당사자의 재심 청구를 기각한 대법원 판결을 취소했다.
최종 판결일 줄 알았던 위 헌재의 결정으로 납세자는 구제받았을까? 아니다. 대법원이 이미 원고패소로 확정된 사건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헌재의 결정이 대법원에게 효력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세청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아직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처분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결국 지난 2013년에 제기한 헌법소원이 9년 만에 결론이 났지만, 납세자는 여전히 구제되지 못한 상태다.
이 소송에서 원고측 대리를 담당한 소순무 변호사(법무법인 가온)는 지난 22년 언론 기고에서 "법인세가 부과되고 나서 조세심판, 대법원까지 3심급, 그리고 재심 청구를 거쳐 헌법재판소까지 무려 18년 만에 최종 판단이 나왔지만 납세자 구제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에 싸여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세처분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문제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이러한 유례 없는 국가 사법공백의 상황은 해묵은 논쟁인 헌법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한분장 불명확, 헌법재판소법의 입법미비, 혹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이기적 권한 다툼 탓으로 돌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짚었다.
소 변호사는 "세법조항 신설 30년, 소송제기 18년이 지나도 아직 안개 속에 있는 이번 세금 분쟁은 우리의 조세입법과 집행, 구제절차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그 해결을 기약도 없는 헌법이나 헌법재판소법 개정에나 미루고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또다시 미궁에 빠진 채로 둔다면 그 누구도 기꺼이 세금을 내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이번 권익위 세미나를 통해 국가 사법체계에서 해결하지 못한 납세자 구제의 공백상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너무 오래 지체된 정의는 정의에 대해 거부하는 것과 같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부정된 것"이라는 마틴 루터 킹의 법언을 떠올리며 세미나를 통해 전문가들의 해결책 제시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