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의대 교수 비대위, 25일 사직서 일괄 제출키로

서울대의대 교수들이 25일에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8일 전체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재승 비대위 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들은 내일부터 사직서를 비대위에 제출하고, 비대위는 이 사직서를 취합해 25일에 일괄 제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의대 교수 380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74.5%(283명)가 사직서 일괄 제출에 동의했다. 회의에서는 사직서를 단계적으로 제출하는 방안과 일괄적으로 제출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25일에 일괄 제출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사직서가 수리될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진료할 생각"이라며 "교수마다 쌓인 피로도가 다르다. 교수의 신체적 한계에 맞춰 응급 환자와 중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정부가 교수들의 사직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사직서 수리 여부는 저희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또 "칼자루는 정부가 쥐고 있다"면서 "지금의 의료 사태는 정부 책임이 크고, 이를 종결하기 위해 교수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직서 제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밖에 없기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17일 인터뷰를 통해 "사직서가 제출돼도 수리가 되지 않으면 교수와 의료인으로서의 신분이 유지된다"면서 사직서 수리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방 위원장은 정부가 20일경 의대별 정원 배정을 발표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정부가 제발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만약 의대 정원을 발표한다면 대화의 장은 도저히 열릴 수 없다"며 "(이 때문에 발생하는) 의료 파국은 정부의 잘못이다. 정부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