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바이두의 생성형 AI 기술 활용 방안 논의"
애플, AI 탑재 위해 구글,코히어,오픈AI 등 접촉
삼성전자 갤럭시 중국 버전은 바이두 '어니' 탑재
토종기업과의 경쟁 심해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 펼쳐
◆…애플 CEO 팀 쿡이 새로 문을 연 상하이의 애플 스토어에 방문했다. 사진=로이터통신
애플이 중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에 바이두의 생성형 AI 모델을 탑재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 자사 기기에 바이두의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대해 바이두와 예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두는 알리바바·텐센트와 함께 중국의 거대 IT 기업으로, 중국 최초의 생성형 AI '어니봇'을 개발한 곳이다.
지난해부터 생성형 AI를 자체 개발해 온 애플은 기술 수준이 떨어져 아이폰에 탑재하기 어렵게 되자 최근 구글을 비롯해 코히어, 오픈AI 등과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애플이 중국 내 기기에 현지 기업의 AI 모델 탑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생성형 AI 서비스 관리에 관한 잠정 규정'을 도입해 AI 모델 출시 전에 규제당국의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외국 생성형 AI서비스 제공업체들도 똑같이 적용된다.
중국 증권시보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6개월 동안 바이두의 '어니 봇', 화웨이 '판구'를 포함해 40개 이상의 AI 모델을 공공용으로 승인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외국 개발자들이 만든 AI 모델이 승인된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도 갤럭시에 탑재된 AI 모델 대부분은 구글의 '제미나이'를 사용하지만 중국 버전만 바이두의 '어니'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의 토종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들어 첫 6주 동안 중국에서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반면 화웨이 판매량은 64% 증가했다.
애플은 중국의 토종기업들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적극적으로 현지화 전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내에서 수집, 생성한 개인정보 및 중요 데이터는 역내에 저장해야 한다는 중국 법률에 따라 국영 파트너가 운영하는 클라우드에 애플 사용자가 업로드한 사진, 문서, 메시지 등 중국 데이터를 저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 5년간 중국 내 연구개발을 두 배로 늘렸으며 이달 초에는 아이폰 제품 라인의 연구와 테스트를 위한 새로운 연구소 설치도 약속했다.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애플에게 중국보다 더 중요한 공급망은 없다"며 중국 시장에 대한 애플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
전문가들은 애플이 중국 현지 AI 모델 공급업체와 협력하면 중국의 규정 준수 부담을 줄이고 특히 중국어 AI 역량에서 토종업체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옴디아 응용지능 분야 수석애널리스트 리앤 지에 수는 "애플이 AI 분야에서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혁신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