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단 기간 즉각적 휴전 촉구"…2주내 전쟁 끝내야
美, 세 차례 거부 끝에 기권…"모든 내용에 동의 안 해"
이스라엘과 충돌 촉발…네타냐후 "美 명백한 입장 후퇴"
구속력 불확실…”휴전 안 돼도 추가 조치 없을 듯”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지난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발발된 이래 가자지구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처음으로 채택했다.<사진 로이터>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촉발된 가자 분쟁 이후 유엔 안보리의 휴전 촉구 결의안이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이날 10개 비상임 이사국이 주도한 결의안이 찬성 14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통과되자 회의장에서는 박수가 터져나왔다.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최소 9개국의 찬성표가 필요하며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사이 거부권이 나와서는 안 된다.
이날 미국은 기권 표를 던졌다. 미국은 그간 안보리에서 결의안에 거부권을 세 차례 행사한 바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안보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촉발됐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결의안을 거부하지 않은 것은 이전 입장에서의 "명백한 후퇴"라며 이는 이스라엘의 전쟁 노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간 미국은 가자지구 내 휴전에 반대하며 동맹국 이스라엘을 위해 거부권을 해왔으나 가자지구 내 약 3만2천명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발생하고 기아 위기가 닥치자, 이스라엘에 남부 라파에 대한 지상 작전 포기를 촉구하는 등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정책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라고 밝혔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 대사는 "미국은 결의안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하마스에 대한 비난 추가 등 핵심적인 수정 사항이 무시됐다"라며 "안타깝게도 찬성표를 던지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통과된 결의안은 "라마단 달 중 모든 당사자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며 이는 영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휴전으로 이어지며, 모든 인질의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다"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결의안에 따르면 전쟁은 라마단이 끝나는 내달 9일 안에, 즉 2주 내에 종료돼야 한다.
다만 이 같은 안보리의 결의안이 얼마만큼의 구속력을 가질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로이터는 "궁극적으로 가자지구에서 휴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안보리가 추가 조치를 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토마스-그린필드 미 대사는 이날 미국의 입장을 내며 '구속력 없는 결의안'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 안보리 결의안이 구속력이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전례 없는 인도주의적 재앙에 빠져 있는 수백만 명의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이 결의안이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이행된다면 여전히 오랫동안 기다려온 희망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 또한 "안보리 결의안은 국제법만큼 구속력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