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장병 한 명 사망한 일로 아끼는 장군 옷 벗길 수 없다는 인식 드러나"
"대통령이 미안해야 할 대상은 유족과 국민…수사외압 사건 피의자 이종섭 아냐"
새로운미래 "국가 책무 져버리는 행위…대통령실 관련자 엄중 문책하고 사과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 관계자가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발언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비통한 죽음에 대해서 반성하기는커녕 작은 일로 치부하고 있으니 사건의 진상 규명에 관심이 없음은 당연한 일이라며 통탄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26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채 상병의 억울한 죽음이 '조그마한 사고'라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을 보니, 이제야 대통령의 '격노 발언'이 이해가 된다"며 "장병 한 명 사망한 일로 본인이 아끼는 장군의 옷을 벗길 수는 없다는 인식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앞서 MBC는 지난 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근 MBC에 이를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불행하긴 하지만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선거 당시에는 한 표가 그렇게 소중한 것처럼 굴더니 한 사람의 목숨은 '조그마한' 일이냐"며 "채 상병 사망사건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청년이자 군인이, 한 부모님의 소중한 아들이, 구명조끼 하나 없이 수색에 동원되었다가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비극"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지난 14일 보도된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이종섭 대사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라고 한다"며 "통탄할 일이다. 조그만 일에 장관직을 내놓은 것이 미안해서 출국금지까지 풀어주며 수사외압 사건 피의자에게 호주대사 자리를 준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미안해야 할 대상은 유족과 국민이지, 수사외압 사건의 피의자가 아니다"라며 "국민 목숨은 이렇게까지 경시하면서 자기 사람만 챙기는 대통령은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최민석 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국민의 생명, 국군 장병의 죽음을 우습게 여기는 역대급 인면수심 정권"이라고 꼬집었다.
최 대변인은 "대통령실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책임자 임성근 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고, 그 연결고리인 이종섭 전 장관을 호주로 도피시켰다"며 "이 전 장관이 주호주 대사의 직함을 달고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고, 부처 장·차관을 릴레이 면담하는 모습은 국민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더욱이 대통령실은 채 상병 사건이 '조그마한 사고'일 뿐이라고 조롱하며 유가족, 해병대 전우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국민의힘 또한 수사외압에 가담하고, 이를 덮으려 시도한 피의자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임종득 전 안보실 2차장을 공천했다. 피의자들에게 꽃길을 열어주겠다니 제정신이냐"고 날을 세웠다.
새로운미래 주찬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장병의 죽음을 단지 '조그마한 사고'로 치부하는 행위는 우리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무책임과 국가의 존재 이유와 책무를 져버리는 행위"라며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의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고인과 유족, 그리고 군 장병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