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4개월만 직접회담…시진핑 "中 발전권 박탈시 좌시 안해"

지난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첫 직접 회담

대만 문제·우크라전·한반도 비핵화 등 논의

시진핑 "美 기술 억제…디리스킹 아닌 위험 초래"

바이든, 대만·남중국해 안정 및 美대선 개입 경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1월 대면 이후 첫 직접 회담을 가졌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날 전화 통화를 통해 양안 관계에 대해 논의하는 동시에 대만 해협 안정, 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통화에서 "지난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측이 합의를 이행해 오고 있으며 미 중 관계가 안정화에 들어섰다"라면서도 "갈등이나 대결로 빠져들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과 미국 같은 대국은 서로 왕래하지 않을 수 없고 충돌하거나 대립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만 문제와 무역 및 기술 억압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 있어 넘어서는 안 되는 첫 번째 레드라인"이라며 "대만 분리 세력에 대한 외부의 방임과 지지에 대해 우리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시 주석은 미국의 기술 제재에 대해서도 "위험 제거(디리스킹)가 아닌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무역과 기술 개발을 억제하고 제재 목록에 새로운 단체를 추가함으로써 디리스킹이 아닌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상생을 원한다면 중국의 발전 이익을 공유할 수 있다. 중국의 대문은 항상 열려있다"라면서도 "미국이 중국의 첨단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정당한 발전 권리를 박탈한다면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 등의 이유로 특정 기술을 중국 기업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이 경제 및 무역 문제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 남중국해에서의 법치와 항해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페르난디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과 3자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해당 회담에서는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응하기 위한 군 협력 강화 등 일련의 이니셔티브가 공개될 예정이다. 중국은 남중해 대부분 지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며 필리핀,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와 충돌을 빚고 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에게 11월 미 대선 개입에 대해서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는 이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에서 "중국의 선거 개입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가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감찰용 풍선 사태 이후 양국의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으나 최근 이를 해빙하기 위한 양국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

왕이 외교 부장은 지난 1월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2월에는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또한 이달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