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취약성 상기시켜"

25년만에 규모 7.2 강진 발생…쓰나미 경보 발령

TSMC·UMC 직원들 대피…"생산재개까지 2주"

세계 반도체 제조 공장 4분의 3 아시아에 위치

지진 취약한 대만·일본에만 공장 200개

25년만에 대만을 강타한 강력한 지진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TSMC도 영향을 받으면서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을 상기시켰다.

대만 기상청은 1일(현지시간) 오전 8시경 대만 동부 해안에서 규모 7.2의 강진이 발생했다며 쓰나미 경보 발령 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이번 지진의 규모가 7.4로 측정됐다며 진원지가 화롄시에서 남쪽으로 약 18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라고 발표했다.

TSMC는 이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해당 지역 직원에게 대피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니나 카오 TSMC 대변인은 "지진 발생 직후 생산 라인에서 일부 직원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대만 2위 반도체 파운드리 UMC도 일부 시설의 기계를 중단시키고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블룸버그통신은 반도체 공정이 진동에 민감한 만큼 이번 지진이 생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으며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생산 재개까지 최대 2주가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FT는 2일(현지시간)자 보도로 "대만 지진이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취약성을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반도체 제조 공장의 4분의 3이 아시아에 위치해 있고 첨단 반도체의 경우 모든 생산 능력이 아시아에 집중돼 있다.

지진 활동 위험이 높은 대만과 일본에만 약 200개의 제조 공장이 설립돼 있으며 지진 위험이 중간 정도로 평가되는 한국과 중국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대만의 경우 태평양 가장자리를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칠레까지 대규모 지진과 화산 활동을 일으키는 불의 고리에 위치하고 있다.

매체는 "최근 몇 년간 이뤄진 반도체 제조 공장 건설의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제조에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정밀도로 인해 지진은 업계에 여전히 심각한 문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생산은 외부 충격과 먼지 등 이물질에 의한 오염에 매우 취약하다. 매우 작은 진동으로도 반도체 오작동하거나 품질이 낮은 칩 비율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면서 매체는 반도체 공급망의 다양화만이 지정학적 긴장의 위험은 물론 지진으로 인한 차질 등의 취약성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