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미사일 막기 위해 GPS 신호 교란
차량용 GPS 작동하지 않아 불편 호소
이스라엘군 "방어 능력에 필수적 도구"
민간인, 공포 번지면서 생필품 사재기
◆…한 텔아비브 택시기사가 GPS 지도에 자신이 베이루트에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는 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한 이란이 보복 공격을 예고하자 이스라엘이 이에 대비해 위성항법장치(GPS) 신호 교란 등 대응체제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유도 미사일이나 드론의 표적을 혼란시키기 위한 조치로 이스라엘 주요 지역에 GPS 신호를 교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모니터링 시스템인 GPSJam은 신호 교란이 이스라엘 전역에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용 GPS가 작동하지 않아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고 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유도 미사일 공격을 방해하기 위해 '스푸핑'이라고 불리는 GPS 차단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GPS 교란은 우리의 방어 전략에 필수적인 도구"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스푸핑'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는 것 외에도 다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짜신호가 민간 항공기들의 위성신호수신을 방해해 안전비행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유도 미사일이 궤도를 벗어나 민간인에게 위험을 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향하던 브라질 항공사 엠브레어의 항공기는 방해전파에 따라 이란 영공에 진입할 뻔했다가 파일럿이 기수를 돌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갈 운나 전 이스라엘 국가사이버국 국장은 "스푸핑에 자주 등장하는 곳은 베이루트와 카이로 공항"이라며 "GPS 스푸핑이 매우 효과적이지만 약물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국민들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한 공포가 번지면서 생필품 사재기에 나섰다. 이스라엘 당국은 주민들을 진정시키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안내 공지를 다시 내보냈다.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X(옛 트위터)에 "상점에서 필수 전시물자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발전기를 사거나 식량을 비축하고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할 필요가 없다"고 호소했다.
앞서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은 지난 1일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 특수부대인 쿠드스군의 고위 간부 총 13명이 사망했다. 이에 호세인 아크바리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는 "우리는 앞으로 이번 공격과 똑같은 강도의 보복을 반드시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