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 전환 앞두고 제재 받은 대구은행..."내부통제혁신위 신설"

17일 금융위 제재 결정에 즉각 사과문 내고 내부통제혁신 약속

고객 동의 없이 1600여개 증권 계좌 개설 적발...과태료·업무정지 등 조치

DGB대구은행(은행장 황병우)이 고객 동의 없이 약 1600여개 증권계좌를 부당 개설한 사실이 적발돼 금융위원회로부터 17일 과태료 및 관련 직원 신분제제 조치를 받은 점에 대해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로 인하여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개최된 제7차 정례회의에서 대구은행과 소속 직원의 '금융실명법', '은행법' 및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에 대해 기관(대구은행) 대상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 업무 정지 3월, 과태료 20억원 및 직원 177명 대상 신분 제재(감봉3월·견책·주의) 부과 등 조치를 최종 의결했다.

이 같은 조치는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은행검사2국)이 대구은행에 대한 수시검사를 실시한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지난해 8월 금감원은 대구은행 56개 영업점의 직원 111명이 2021년 8월 12일부터 2023년 7월 17일 기간 중 고객의 정당한 실지명의 확인 등을 거치지 않고 고객 1547명 명의의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1657건을 임의로 개설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조치 대상엔 황병우 은행장과 부행장 등 고위 임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상 금융실명법 위반에 따른 조치는 사고 발생 영업점을 대상으로 내려진다"며 "다만 이번 건의 경우 본점 역시 관리·감독에 소홀했던 점을 고려해 본점 본부장 등도 조치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DGB대구은행은 "해당 업무 외에 모든 업무는 정상 거래 가능하며 고객님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개설업무 3개월 정지된 점에 대한 설명이다.

또 "철저한 내부통제 마련을 위해 이사회 내에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면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위해 각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을 배분한 책무구조도 조기도입 추진·외부 전문가 준법감시인 신규 선임·전문화된 시스템 도입 등 선진화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도화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과 내부통제에 있어서는 절대 양보와 타협이 없다는 전임직원의 책임감 제고를 통해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방은행을 벗어나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는 대구은행으로서는 이번 금융위 제재가 시중은행 전환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현재 본인가 심사 중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