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 촉구…취재 안전 보장돼야”
“국제인권법에 대한 심각한 위반…경종 울려야”
◆…구조대원들이 가자지구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에 묻힌 시신을 옮기고 있다. <사진 로이터>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초토화된 가자지구 대형 병원 두 곳에서 집단 매장된 시신이 다수 발견된 가운데 유엔이 이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테판 듀자릭 유엔사무총장 대변인은 이날 "명확하고 투명한 신뢰 가능한 조사를 촉구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믿을 수 있는 조사단이 현장에 투입돼야 하며 더 많은 기자의 취재를 위한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최근 팔레스타인 민방위대는 칸유니스의 나세르 의료단지 병원에서 238구의 시신이 묻힌 집단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발견 당시 마흐무드 바살 민방위 대변인은 "시신 중 일부는 수갑이 채워져 있거나 머리에 총을 맞았다"며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죽이고 매장했다"라고 비난했다.
지난주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 알시파 병원에서도 최소 300여 구의 집단 매장 무덤이 발견됐다. 이는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여러 대규모 무덤 중 하나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대변인은 "시신들이 땅속 깊은 곳에 묻혀 쓰레기로 덮여 있었다"며 "고인 중에는 옷이 벗겨진 채 묻힌 노인, 여성, 부상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들 중 일부는 손이 묶여 있었는데 이는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며 이들에 대해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사태에 경종을 울릴 필요성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 3만4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중 3분의 2가 여성과 어린이다. 다만 공습으로 많은 시신이 무너진 건물 잔해 밑에 있거나 의료진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 있는 만큼 실제 피해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