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0명 예약에 2만 7500유로 수입 올려
QR코드 없는 경우 최대 44만원 벌금 부과
베네치아시, 정책 성공시 지방세 감면 약속
시민단체, 5유로로 관광객 막는 데는 역부족
◆…베네치아에서 곤돌라를 타고 있는 여행객들. 사진=로이터통신
과도한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 이탈리아 관광도시 베네치아가 세계 최초로 일일 여행객들에게 입장료를 징수했다.
25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해방기념일인 이날부터 성수기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5유로(약 7000원)의 입장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6월부터는 단체 관광객 수를 25명으로 제한하고 통행로에 멈춰서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것도 보행자의 통행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한다.
여행객은 공식 웹사이트에서 입장료를 결제한 후 QR코드를 내려받아야 하며 QR코드가 없는 경우 최대 300유로(약 44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베네치아 의회는 전날 5500명이 입장료를 예약해 2만7500유로(약 40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앞서 루이지 브루그나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번 정책이 성공하면 지방세를 감면해주겠다는 세제 혜택을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단체는 이 같은 조처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마테오 세키 베네치아닷컴 대표는 가디언에 "베네치아를 테마파크로 바꾸고 있다. 지금 농담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주택협회인 ASC를 이끄는 페데리카 토니넬로는 "당국은 이 조치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5유로는 관광객을 막는 데 비효율적"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당일치기 여행객이 아니라 주택 부족이다. 예를 들면 에어비앤비를 제한하는 정책같은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예약시스템에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 보안상 문제를 제기했지만 베네치아 당국은 방문객 수 파악에 유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베네치아는 이탈리아 본토 근해 작은 섬들 사이의 모래를 파내 땅 면적을 넒힌 후 건물을 지어 만든 자연개조 도시이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도시가 '관광 세트장'처럼 변해가자 한때 13만명 이상이었던 인구는 현재 5만명 미만으로 줄었다. 게다가 지반이 약해지면서 섬 전체가 내려앉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