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558억원…영업익률 0.9% 그쳐
◆…현대제철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4년 1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이 1분기 만에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으나 부진한 업황이 지속돼 수익성 개선은 다소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 축소 흐름이 3분기째 지속됐고 연결 자회사의 적자 등에 부딪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업계가 한파를 겪어야 했던 시기와 유사한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다만 원재료값이 지난해 하반기 오름세를 내비쳤던 상황에서 상승분의 판매가격 반영과 원가·비용절감 노력이 더해져 적자를 탈피하며 한숨을 돌렸다.
30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 9478억원, 영업이익 558억원, 당기순이익 322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했을 땐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6.9%, 83.3%, 85.2%씩 줄어들었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2.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률은 0.9%로 전년동기보다 4.3%p 하락한 반면 직전분기 대비 4.7%p 뛰었다.
이 회사가 6조원에 못 미치는 외형을 보인 것은 장기간의 노조 파업이 빚어지며 실적이 크게 흔들렸던 지난 2022년 4분기 5조 9800억원 이후 5분기만으로 작년 2분기 7조 1383억원을 기록한 뒤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판재 판매량이 1분기 291만 3000톤으로 전분기보다 8만 3000톤 가량 늘어 별도기준 매출도 4.6% 증가했으나 건설경기 부진에 신음한 봉형강의 매출이 2.0% 감소했고 자회사 쪽 매출도 6.3% 줄었다.
다만 직전분기 연결기준 2.6%에 불과했던 매출총이익률이 6.1%로 뛰며 원가부담을 어느정도 덜어냈고 판관비도 20.0% 줄어든 3087억원을 기록해 매출 감소에도 흑자전환엔 성공했다.
전분기 모두 적자를 감내해야 했던 판재와 봉형강이 1.7~1.9% 수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는데 전분기 임금성 비용 등 일회성비용의 기저효과와 함께 원가상승분의 판가 반영,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 자회사로 분사한 강관사업에서 재고평가 등 일시적 영향이 나타나 현대제철 별도기준 8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달리 연결 이익이 다소 부진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의하면 동호주 항구 기준(FOB) 제철용 원료탄은 지난해 상반기 말 톤당 230달러 수준에서 하반기 4분기 초 350달러로 고점을 찍었고 올 1월까지 330달러 내외로 이어지다 1분기 말에 접어들어 다시 200달러 후반대를 보였다. 철광석은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지난해 3분기 톤당 110달러대에서 4분기 135달러 내외까지 치솟은 뒤 올 들어 다시 110달러 수준으로 내림세를 내비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스크랩(고철)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초 톤당 50만원을 웃돌았으나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40만원 초중반대로 약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순이익의 경우 영업외수지가 직전분기 873억원 적자에서 1분기 482억원 손실로 400억원 가량 손실폭이 줄어 76억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한 가운데 전분기 3164억원 세전손실에 따른 법인세 환입이 계상된 영향을 받았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 고조와 고금리, 고물가, 고유가 등 3고 현상으로 인한 국내경기 둔화, 중국 수요회복 지연 등에도 불구하고 판재의 주 수요산업인 자동차와 조선이 견조한 실적을 내비치는 등 올해 철강시황이 완만한 수요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 건설경기가 전무후무한 부진을 겪고 있지만 올 초 착공실적이 전년동기보다 46% 가량 증가해 착공 물량이 반영되는 6개월 이후 시점부터 철근 시황도 일부 개선될 것이란 시각이다. 올해 설비투자 집행 계획도 전년도보다 7000억원 가량 늘어난 2조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3분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에 전용 SSC(Steel Service Center)를 건설해 전기차용 강판 수요에 대응하고 현지 판매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며 에너지 시장 성장에 따른 고부가 후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당진 1후판공장 열처리로(爐) 증설투자도 연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회사측은 "철강시황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수요시장 대응에 적극 나서는 한편 고부가강재 개발에 집중하겠다"면서 "자동차, 에너지 등 전방 산업의 환경변화에 따른 신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고부가제품 개발과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