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류 13개월 만에 최고치"…세계식량가격지수 두 달째↑

소고기·가금육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

설탕 공급량 증가·유제품 수요 감소 하락

3월에 이어 두 달째 세계 식량가격이 올랐다. 육류, 곡물 등 대부분 품목이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설탕, 유제품값 등은 공급량 증가와 수요 감소로 떨어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상승한 119.1로 집계됐다고 지난 3일(현지시간) 밝혔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3월(118.8)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오름세다.

FAO는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

품목군별로 보면, 육류 가격지수는 116.3으로, 전월(114.5) 대비 1.6% 상승했다. 소고기 가격은 오세아니아의 계절적 공급 부족에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올랐다. 가금육은 중동 지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생산에 차질이 생겨 수입 수요가 증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돼지고기 가격은 서유럽과 주요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보였다.

곡물 가격지수는 111.2로, 전월(110.9)보다 0.3% 상승했지만 지난해 동월(136.1)보다는 18.3% 낮은 수치다. 옥수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물류에 차질이 생겼고, 수확을 앞둔 브라질 생산 전망도 악화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제 밀 가격은 주요 수출국 간 경쟁이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이 억제돼 큰 변동이 없었고, 국제 쌀 가격은 인디카종 쌀 수확으로 하락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월(130.6)보다 0.3% 상승한 130.9로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요 증가와 일부 지역의 작황이 좋지 않아 해바라기씨유와 유채씨유 가격은 올랐다. 반면 주요 생산국의 계절적 생산량 증가와 수입 수요 정체로 팜유 가격은 내려갔고, 대두유 가격도 남미지역 대두 생산 전망이 양호해 하락했다.

설탕 가격지수는 127.5로,전월(133.4)대비 4.4% 하락했다. 인도와 태국에서 설탕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브라질에서도 수확량에 대한 우려가 일부 해소됐고, 미 달러화 대비 브라질 헤알화 약세 역시 설탕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23.7로, 전월(124.0)보다 0.3% 내렸다. 버터와 전지분유 가격이 상승했지만, 수요 감소로 탈지분유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치즈 가격은 미국 달러 강세 영향으로 소폭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