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도착한 하마스, 휴전 협상에 긍정적...이 "성공해도 라파 작전 강행"

하마스 지도부, 인질 협상 1단계의 이행 승인

이스라엘군(IDF) 철수에 대한 미국 보장 만족

미, 협상 거부할 경우 카타르에 하마스 추방 압박

이 "인질 석방 조건으로 종전에 동의하지 않을 것"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휴전·인질 석방 협상을 위해 4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휴전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 전쟁을 끝내려는 외교적 노력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집트 관영 매체인 알카히라 뉴스는 이날 익명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휴전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고위 소식통은 이스라엘 N12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 지도부가 인질 협상 1단계의 이행을 승인했다"며 "이스라엘군(IDF)의 철수에 대한 미국의 보장에 하마스가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전날 성명에서 카이로에 대표단 파견 방침을 전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카이로로 간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마스 대표단은 이번 협상에서 석방 가능한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3단계 협상에서 종전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IDF)의 철수에 대한 미국의 보장을 받았다고 아랍 매체는 전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전날 카이로에 도착해 휴전 협상에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미국 정부가 지난 달 카타르에 하마스가 계속해서 휴전 협상안을 거부할 경우 하마스 지도부를 카타르에서 추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고위 관리들은 "미국의 압박이 올 것으로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휴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에 대해 좌절감이 커지면서 미국이 날카로워졌다"고 전했다. 카타르는 2012년부터 미국과 합의 하에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를 카타르에서 머물도록 해왔다. 

앞서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이집트를 통해 하마스 측에 새 휴전협상안을 전달했다. 새 협상안에는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 33명을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900명과 맞교환하고, 약 40일간 휴전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일단 이번 휴전이 성사되면 영구 휴전과 관련한 추가 협상이 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P통신은 중재국 이집트와 미국의 노력으로 타협의 조짐이 보이지만 이스라엘 정부가 '하마스 절멸'을 공언한 상황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전쟁 종식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관리는 이날 ABC뉴스에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거래로 전쟁을 끝내는 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이스라엘은 어떠한 경우에도 인질 석방 합의의 조건으로 종전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IDF는 임시 휴전이 결정되든 말든 라파에 진입해 그곳에 남아있는 하마스 대대를 파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