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5% 관세로는 중국 저가 공세 막기에 역부족
대선 앞두고 트럼프·바이든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
탄소 중립 실현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 목표에 압력
◆…중국 상하이 전시장에 니오 전기차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청정에너지 분야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준비 중에 있으며 특히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4배 상향할 것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는 2.5% 세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통상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중국산 제품에 부과된 3000억 달러(약 410조 원) 규모의 관세에 대해 오랜 동안 검토한 끝에 나왔다. 그동안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기존의 25% 관세로는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미국은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도 대중 고율 관세 카드를 앞세워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공식화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행 7.5%에서 25%로 올리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바이든은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이상 관세 일률 적용 방안을 시사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미국 자동차 산업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기차 외에도 핵심 광물과 태양광, 배터리 등 다른 중국산 수입품의 관세 인상도 예상된다. 바이든 정부는 이르면 오는 14일 관세 검토에 따른 보완 조치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관세가 양국 간 무역을 방해해 왔다"며 "중국은 자국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중국도 지난달에 미국산 화학물질인 '프로피온산' 수입에 대한 새로운 부과금을 도입한 바 있다.
WSJ은 미국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 자동차를 막으려는 시도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인 스텔란티스의 카를로스 타바레스 최고경영자는 지난 2월 기자들에게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에 동의하지만 관세 인상이 미국 시장을 보호할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유일한 방안은 비용을 낮추고 더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차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