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오남용은 행정 독재국가가 등장했다는 징표"
"채 해병 특검법 거부권 적용 대상 아냐…진상규명 해야 하는 사안"
황운하 "야 6당 연석회의 제안…민주당 책임 있는 역할 해주면 적극적으로 돕겠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채해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조국 대표를 비롯한 조국혁신당 당선인들은 20일 오전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부권은 절차와 실체에 아주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한하여 행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채 해병 특검법은 지난 2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윤 대통령이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조 대표는 "선거가 끝나고 국회에서는 더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밝히자고 '채 해병 특검법'을 의결해서 정부로 보냈다"며 "그런데 대통령실은 즉시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경찰과 공수처가 수사 중이기 때문에 절차가 끝나야 한다'고 한다. 안 그러면 직무 유기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말이냐"며 "윤 대통령은 '최순실 특검' 때 파견검사였다. 당시 검찰 등 수사기관의 수사가 다 끝나고 난 뒤 투입돼 조사했나. 아니다. 그러면 윤석열 검사는 당시 불법에 동조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조 대표는 "좀 제대로 갖다 붙였으면 좋겠다. 뭔가 좀 그럴 듯해야 토론이라도 되지 않겠냐"며 "대통령이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려면 국민 전체의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 반면 부분의 이익을 위해 사용할 경우 대통령의 공익실현 의무를 위반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대통령 자신의 연루 혐의를 밝히려는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정당성을 갖기는 극히 어렵다"며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입법부가 처리한 법률을 모두 거부하면 그게 삼권이 분립된 민주주의 국가냐"고 반문했다.
조 대표는 "거부권 오남용은 행정 독재국가가 등장했다는 징표"라며 "지난 2년 윤석열 대통령은 무려 9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역대 대통령 중 이승만 대통령을 제외하고 벌써 1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채 해병 특검법은 거부권 적용 대상이 전혀 아니다. 당연히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 사안이고 진실을 밝히자는 것"이라며 "책임자가 누구인지 밝혀 책임을 묻자는 것이다. 왜 거부하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7월 31일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냐'고 격노하며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했다는 의혹 때문이냐"며 "수사 외압에 관여한 사람들을 진급시키고 공천을 시키고 영전을 한 것 때문인가"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특검을 거부하는 사람이 범인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윤 대통령이 한 말"이라며 채 해병 특검법 공포를 촉구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채 해병 사망사건 수사외압은 명백한 직권 남용이고, 채 해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는 헌법 위반"이라면서 "이미 저질러진 법률 위반에 헌법 위반까지 보태지면 탄핵 마일리지가 계속해서 쌓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은 오늘(20일) 원내대표단이 모인 자리에서 야 6당 연석회의를 제안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강행한다면 국회 재의결로 거부권을 거부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라고 예고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1당으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주신다면 조국혁신당은 적극적으로 돕겠다"라며 "비상시국인 만큼 비상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모두 함께하실 줄 믿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