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일부 시민단체와 세무·법무법인 등에서 종부세 납부 거부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4일 전국 세무관서장회의까지 열어 위법한 집단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강력 천명했다.
전국 세무관서장회의는 전국 6개 지방국세청장과 전국에 산재한 107개 세무서장이 모두 참석하는 회의로 지금까지는 국세청이 중요한 세정방향을 결정할 때만 열려왔다. 종합부동산세처럼 특정 세목에 대처하기 위해 전국 세무관서장회의가 열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전군표 국세청장은 4일 6개 지방국세청장 및 107개 세무서장 등 전국 세무관서장이 참석하는 화상회의를 개최, "새로운 세제로 개편된 종부세의 첫 신고업무를 차질 없이 엄정하게 집행하고, 위법한 집단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전 청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의 종부세 납부거부운동을 겨냥 "가치관과 생각이 다르다고 개인이 지키고 싶은 법률만 지키고 마음에 들지 않는 법률은 지키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혼란한 사회가 되고 더 이상 지속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전 청장은 특히 "세금은 우리사회의 공동 운영비용을 분담하는 것으로 국가재정의 근간이 되는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며 "국회에서 제정된 종부세법은 모든 국민들이 지키기로 한 최소한의 약속인 만큼 세법을 엄정하게 집행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전 청장은 "종부세 납부거부를 선동·교사하는 행위는 헌법의 신성한 납세의무를 방해하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며 "각 지방청 및 세무관서에서는 이러한 불법행위가 있는지 면밀히 관찰하고 관련 증거를 모아 위법여부에 대해 엄정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전 청장은 또 "보유세제의 정상화 과정에서 세부담이 증가된 것은 사실이나, 세금폭탄이라는 자극적 표현은 자제가 요망된다"며 "현재 종부세신고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집단청원 등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지만, 납세자의 견해표명으로서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청장은 "종부세법은 보유세 정상화라는 대원칙에는 누구나 동의하면서도 각론에 들어가면 의견이 달라 실제로 제도화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종부세 도입으로 과세의 형평을 이루고 불요불급한 부동산보유를 억제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종부세 신고대상자 중 2주택이상 다수 주택보유자가 71.3%를 차지한 것을 보면 낮은 보유세 부담이 부동산을 투기대상으로 하는 데 일정부분 원인 제공한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유세 강화는 과세정상화 과정으로 봐야한다는 것이 전 청장의 설명이다.
전 청장은 "보유세가 정상화되어 정착되고 내년부터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로 과세되는 제도가 시행되면, 다수 주택 보유자의 보유주택이 매물로 공급되는 경우 수개의 신도시를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와 집 없는 서민들에게 주택마련의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종부세의 위헌가능성과 관련 전 청장은 "재산세로 납부한 세액 중 종부세와 중복되는 부분의 세액을 전액 공제하여 주므로 이중과세 위헌성은 전혀 타당성 없다"며 "폭넓은 세대합산 배제조항을 둠으로써 세대별 합산의 위헌소지도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전 청장은 특히 "현행 법령상 자신신고 납부한 납세자들은 3년이내 경정청구가 가능하고, 어떤 경우에도 불이익을 받는 일은 전혀 없다"며 "오히려 자진신고를 안하면 3% 공제혜택배제와 3년간 주어지는 경정청구권도 없어져 불이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 청장은 이날 "종부세 납세자가 존중받는 사회적 문화가 조성되도록 노력, 자긍심을 갖고 납부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라"고 전국 세무관서장에게 지시하고, 납세자들에게는 "종부세 제도의 취지를 십분 이해, 성실하게 자진신고 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