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당기순익 1조 클럽' 달성...달릴수록 격차 확대

2023년 결산, 나홀로 1兆 클럽...생보업계, 3强→1强 체제

삼성생명, 지난해 순익 1조8953억원…업계 1위

한화생명·교보생명 등과 순익 1조원 가량 격차 벌어져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8953억원으로 '빅3' 중 유일하게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1조5833억원)보다 19.7% 늘어난 실적이다.

한화생명은 같은 기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82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8164억원) 대비 1.2% 증가에 그쳤다. 교보생명 역시 지난해 순이익 1조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 실적으로 기록했다. 1위인 삼성생명과의 차이는 지난해보다 더 크게 벌어졌다.

앞서 2021년까지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양사가 함께 '순이익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려 생보업계 '양강(兩强) 체제'가 형성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하지만 2022년부터 삼성생명의 독주가 이어졌고 한화생명·교보생명과의 격차가 점점 더 커졌다. 지난해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무려 1조원 넘게 차이가 났다. 삼성생명은 안정적인 계약서비스마진(CSM) 손익 창출 및 역마진 개선, 투자손익 확보 등에 따라 생보사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겼다.

세부적으로 작년 12월말 CSM은 신계약 확대 및 보유계약 효율 관리를 통해 전년(10조7000억원) 대비 14% 증가한 12조2000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건강보험 상품라인업 강화와 종신보험시장 확대를 통해 신계약 CSM 3조6000억원을 달성하며 미래 수익기반을 확보했다.

또한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3조1035억원으로 전년(2조6743억원) 대비 16%가 상승했다. 보장성 신계약 APE는 2조4097억원으로 전년(1조7103억원)보다 40.9% 상승했다. 신계약 APE는 신계약 체결 시의 보험료를 1년 단위의 연납으로 바꾼 개념이다.

총자산은 314조7000억원이며, 자본건전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220~225%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이 같은 결과로 볼 때, 신(新) 회계제도(IFRS17)하에서 건강보험 강화를 통한 신계약 CSM 성장세를 이어가고 자산 수익성을 개선시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 CEO 전영묵 시대...'전속채널+비전속채널+온라인 사업' 강화

삼성생명에서 전영묵 사장을 빼놓고 얘기하긴 어렵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전무까지 지냈고, 이후 삼성증권(부사장), 삼성자산운용(대표이사)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최고경영자를 거쳐 다시 삼성생명의 수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전 사장은 그룹 내 대표적인 '자산운용전문가'다. 보험을 시작으로 증권과 자산운용 등 금융업 전반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탁월한 역량으로 그의 손길이 닿은 곳마다 성과를 냈다.

전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후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2008년 임원(상무)에 선임됐다. 지난 2015년 12월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후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을 거친 후 2018년 2월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에 올랐다. 2년 후 삼성생명의 수장으로 복귀했다.

전 사장은 업계 최대 전속 설계사 조직(FC)와 최고의 전속채널 운영노하우를 기반으로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방카슈랑스, 독립보험대리점(GA) 등 비전속채널과 온라인을 통한 사업도 강력 드라이브했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다 계리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상품개발 시 시장기회분석에서부터 판매성과분석은 물론 피드백 단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상품-고객-채널 간 유기적 협업으로 상품개발 시너지를 내고 있는 강점이 있다.

기존 보험업 중심이던 사업 구성과 역량을 넓혀 자산운용 수익 극대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전 사장은 2030년까지 자산운용을 수익원의 한 축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과거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출신의 박종문 자산운용부문 사장(현 삼성증권 대표)을 2022년 12월 전격 영입해 함께 미래 먹거리 확대를 위해 부동산이나 인프라 투자를 주력으로 삼는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협력을 강화했다.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원칙하에 자산운용업계 1위의 자산운용 전문자회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안정성 및 수익성 제고를 추진했다. 국내 보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미래 먹거리로 자산운용을 강화한 것이다.

그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국내보험 38%, 해외보험 30%, 자산운용 32%로 변화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특히 자산운용을 중장기 성장 축으로 육성하고 자산운용에서 해외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을 2025년까지 15%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이와 함께 취임 이후 주력해온 '젊은 조직 만들기'에도 진력을 다해 '연 수수료 50% 인상', '젊은 설계사(35∼49세) 대거 확보' 등 보험설계사(FC) 리크루팅 제도 개선을 위한 전사적 활동도 추진해 소속 보험설계사의 만족도가 업계에서 가장 높다는 평가도 받았다.

생보업계는 업황 부진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보험시장이 성숙기로 진입하고, 저출산·고령화 사회가 본격화되면서 보험업계 경영 효율성에 대한 도전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100세 시대' 도래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 따른 고객의 보험 니즈도 다양해지면서 '차별화'가 화두가 되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타 보험사와의 경쟁에서 독보적 위상을 굳건히 하기 위해 지난해 말 대표이사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와 함께 조직과 인사 쇄신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