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총리 총격범 "정부정책에 불만...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로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총리 총격 사건으로 구속된 70대 피의자가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날 공개된 슬로바키아 특별형사법원의 9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인용,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유라이 친툴라(71)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이같이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친툴라는 "피초 총리의 몸 아래쪽을 겨냥했다. 살해할 의도는 없었고 다치게 하고 건강을 해치고 싶었다"면서 "내 행동을 국민께 사과하고 피초 총리에게도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USP(특별검찰청) 폐지와 문화·언론 종사자들에 대한 박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원조 등 정부 정책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쇼핑몰 사설 경호업체 직원이었던 피의자는 9㎜ 구경 CZ 75 권총을 합법적으로 30년 넘게 소지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사건 이틀 전인 지난 13일 범행을 결심했으며 단독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당일인 15일 오후 2시35분께 그는 권총과 탄창 2개를 들고 범행 장소인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 핸들로바 광장에 도착했다.

피초 총리가 가까이 왔을 때 5발을 쐈으며 총리는 5발 중 3발을 맞아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피초 총리는 수술을 받고 상태는 호전됐지만 아직 병원에 입원 중이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그는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도 없으며 지인들은 그를 문학 동아리 회원이자 여러 권의 도서를 집필한 작가로 묘사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가 과거에 준군사 단체 집회에 참석하고 '폭력 반대 운동'이라는 시민 단체를 조직하려 한 것을 영상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