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자 부두에 예산 4377억 들였지만 구호품 전달까진 '첩첩산중'

구호품 트럭 71대 분량 전달...90대 목표 못 미쳐

미 육군 선박 4대 심한 파도로 해안가 떠내려가

무장단체들 가자지구 해안에 있는 미군 위협

가자지구 해안의 임시부두를 통한 구호품 전달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가자지구 임시부두 개통 후 일주일간 부두를 통해 전달된 구호품 물량은 820톤에 불과했으며 이중 약 3분의 2(하루 트럭 71대 분량)가 가자지구 내 세계식량계획(WFP) 창고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은 부두를 통해 하루 90대의 구호트럭을 내보내고 최종적으로는 150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미국은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리기 위해 지난 17일 3억2000만달러(약 4377억 원)를 들여 임시부두를 개통했다. 구호품의 주요 통로였던 라파가 이스라엘군 진격으로 막히면서 지상 수송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유엔 관계자는 부두에서 출발한 약 12대의 트럭이 가자지구 내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했으며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린 주민들이 구호품 약탈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와 미 당국자들은 경찰의 호위 없이 구호품을 물류센터로 전달하는 일이 극도로 어렵다고 전했다. 또한 구호트럭이 검문소에서 몇 시간 동안 발이 묶이는 경우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거친 물살도 난관으로 작용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전날 미 육군 선박 4대가 심한 파도로 해안가로 떠내려가 2대는 임시 부두 근처의 해변에 정박해 있으며 나머지 2대는 이스라엘 아슈켈론 인근의 해변에 있다고 밝혔다.

이 문제는 부두 건설 계획이 나왔을 때부터 예상됐다. 군당국은 지중해의 거친 물살로 인해 부두가 손상을 입을 우려가 있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하마스나 이란에서 무기 등을 지원받는 무장단체들이 가자지구 해안에 있는 미군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한 달 전 무장단체에 의해 박격포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WSJ은 전했다. 이 무장단체는 미군이 부두에 있는 임시부두를 군사기지로 활용하고 있어 점령군으로 간주했다고 주장했다.

미셸 스트라이크 전 국방부 차관보는 WSJ에 "현지에서의 구호품 분배 문제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구호단체들을 보호하는 분쟁 완화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