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개인폰으로 이종섭 장관에게 3차례 전화

김규현 변호사 “대통령실 개입 정황에서 대통령 개입 정황까지”

“공수처·군사법원은 이 통화내역 더 빨리 확보한 것으로 확인돼”

21대 국회가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나섰지만 재의결 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법안이 폐기된 가운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변호인단 소속의 김규현 변호사는 "군검찰이 해병대 수사단 기록을 경찰에서 회수한 날에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건 내역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지난 28일 오후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대통령실 개입 정황만 나왔다면, 이제는 대통령 본인이 직접 개입한 정황까지 나온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7월31일 외교·안보 관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임성근 해병대 제1사단장을 혐의 대상에 포함한 해병대 수사 결과를 받고 격노했다는 'VIP 격노설'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의 개입으로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대대적인 수사 축소에 나섰다는 주장인데,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김 변호사는 박 대령 측 변호인단이 확보한 통화내역에 대해 "7월 31일 격노설이 나왔던 날, 이종섭 장관에게 걸려 왔다는 전화는 대통령실 명의로 된 사무실 전화"라며 "그렇기 때문에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 2일 박 대령이 수사 외압을 거부하고 경찰로 기록을 이첩한 날, 군검찰이 다시 경찰에서 기록을 찾아오지 않나"라며 "그 기록을 회수한 날에 윤석열 대통령이 쓰는 번호로 이종섭 장관에게 세 차례 전화가 걸려온 내역이 있다"고 부연했다.

김 변호사는 계속해서 윤 대통령이 과거부터 사용하던 번호임을 확인했다면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었던 이종섭 장관에게 왜 세 번이나 전화를 했을까"라며 "이 전화 이후 경찰로 이첩된 기록이 회수되고, 박정훈 대령이 보직해임 후 항명으로 입건된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직접적인 피의자가 될 수 있다고도 분석하며 "이 정도 범죄 의심이라면 대통령에 대한 입건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평가를 내렸다.

김 변호사는 아울러 공수처·군사법원은 진즉에 통신사로부터 해당 통화내역을 전달받았음을 언급하며, 제22대 국회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특검법 발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박 대령 변호인단은 오늘 본회의에서 특검법 재의결이 부결된 이후에야 받아올 수 있었다"며 "이 자료가 미리 세상에 공개됐다면 본회의 때 국민의힘 의원들 표결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군사법원에도 어떤 외압이 가해지는 게 아닌가 의심을 할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공수처도 이 자료를 진즉에 통신사로부터 확보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자료를 갖고 있었다면 왜 대통령실이나 이런 데 대한 압수수색을 한 번도 안 한 것일까"라며 "외압에 시달렸을 수 있거나 공수처가 소수인력으로 바쁘게 수사해 여력이 없었을 수 있다. 어느 쪽이든 특검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규현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에서 부결된 데 대해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전히 헌법기관으로서 양심이 아니라 용산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이라며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본다. 22대 국회에서 특검이 계속 진행돼야 할 것이고, 특검을 받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