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이 3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5.31. <사진 미국 국무부 유튜브 캡처>
최근 미국 공화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현재 인도 태평양 지역에 핵무기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평가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파텔 부대변인은 "핵무기 사용과 배치를 거론하며 위협하는 쪽은 러시아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텔 부대변인의 이같은 발언은 전날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RI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상 기반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미국의 계획 실행은 우리의 반응 없이 끝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의 전진 배치 미사일이 우리 군의 핵 지휘소와 주둔지를 겨냥할 수 있어 핵 억지력 차원에서 추가적인 조치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북한이 전날 단거리탄도미사일 10여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는 등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묻는 말에 파텔 부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은 다수의 유엔(UN·국제연합)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임과 동시에 역내 및 세계 평화·안보에도 위협을 주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국은 한국과 일본, 기타 동맹국들과 북한의 행동을 계속해서 주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전에도 말했듯이 북한과 관계를 맺고 대북 영향력을 가진 국가들은 UN 안보리 결의 위반 및 탄도 미사일 발사 등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북한의 악의적으로 나쁜 행동을 억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미 국무부의 발언은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 또는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에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정부는 전술핵 재배치나 핵 공유보다 한미 간 확장억제(핵우산)를 통해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