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0년 국가채무비율 153.0%→81.1% 변경
세 자릿수 발표시 직면할 비판 우려
감사원 “장기재정 전망 객관성·투명성 훼손”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감사원이 4일 발표한 '주요 재정관리 제도 운영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홍 전 부총리는 2020년 7월 장기재정 전망을 내놓으면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세 자릿수로 높게 발표될 경우 많은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을 우려해 이를 두 자릿수로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전망 전제와 방법을 임의로 변경함으로써 국가채무비율 전망 수치를 애초 153.0%에서 81.1%로 축소했다.
국가채무비율은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국가채무비율이 낮을수록 정부는 재정을 좀 더 적극적으로 쓸 여유를 갖는다.
홍 전 부총리는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재량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에 연동'한다는 전제를 '총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의 100%로 연동'하는 것으로 바꾸라고 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했다고 감사원을 밝혔다.
이에 대해 재정기획심의관이 우려를 표명했지만 홍 전 부총리는 정책 의지를 강조하면서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거듭 이행을 지시했다.
감사원은 "장기재정 전망의 역할과 목적에 따라 전망 과정에는 정부 의지가 개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제적인 대원칙"이라면서 "2060년 국가채무비율을 두 자릿수로 축소‧왜곡함으로써 장기재정 전망의 객관성과 투명성, 정부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홍 전 부총리의 비위 행위를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판단하고, 관련 인사 자료가 공직 후보자 등의 관리에 활용될 수 있도록 인사혁신처에 알리기로 했다.
2018년 12월 10일 경제부총리로 임명된 홍 전 부총리는 1247일간 재임했다. 이는 역대 경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가운데 최장수 재임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