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 임직원 인건비, 손금산입 못한다는 국세청.. 왜?

A/S 위해 100% 출자 설립한 해외현지법인.. 파견 임직원 인건비 두고 시시비비 가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장비 제조업을 영위하는 A법인은 중국과 베트남에 100% 출자해 설립한 해외현지법인에 임직원을 파견하고, 이들에 대한 인건비를 손금산입 하지 않은채 법인세를 신고했다.

그러나 2022년 A법인은 해외현지법인에 파견한 직원들이 수행한 업무가 A법인을 위한 사업활동에 해당한다고 보고, 당초 손금불산입한 인건비의 2019~2021 사업연도 손금산입 등을 해 법인세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국세청이 미환류소득 착오 신고분에 대해서는 경정했지만 인건비에 대한 경정청구는 거부하자, 이에 불복한 A법인은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다.

A법인은 "해외 거래처와의 장비 납품계약 조건에 '장·단기간 신체건강하고 경험 많고 숙련된 본사 엔지니어들을 파견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면서 해외파견 직원들은 본사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본사의 업무 지시와 관리·감독 하에 현지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인사평가 등도 본사가 수행하고 있다는 것.

또한 A법인은 "유사사례에 대한 조세심판원의 결정(조심 2017중3964, 2019.1.16.)을 보면, 해외현지법인의 자체업무만이 아닌 A법인을 위해 업무를 수행한 경우 손금에 산입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해외현지법인은 A법인이 100% 출자한 자회사로, 설립목적 역시 A법인이 판매한 장비에 대한 A/S업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파견 임직원들이 수행한 업무는 A법인이 아닌 해외현지법인의 업무이므로 이들의 인건비는 현지법인에서 지출돼야 한다"고 맞섰다. 설령 파견 임직원들이 A법인의 지시·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다 하더라도, 이를 A법인 고유 업무만을 위해 종사했다고 볼 수 없고, A법인 제시한 증빙만으로는 어디까지가 모희사를 위한 업무인지, 자회사를 위한 업무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어 국세청은 "해외현지법인의 법인격은 엄연히 독립된 것으로, 자회사에서 발생한 비용 중 일부를 모회사의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면 어느 비용까지 허용할지에 대한 경계가 불분명하다"며 "해외현지법인에서 소요되는 판매비와 일반관리비용에 비해 인건비가 A법인의 사업과 더욱 밀접한 관련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세청은 "A법인 주장대로 파견 임직원들의 인건비를 손금으로 인정해야 한다면, 해외현지법인의 수익 중 A/S에 관련된 수익을 A법인 수익으로 인식하거나, 해외현지법인 업무 중 A법인과 관련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 대가를 수취했어야 한다"면서 "대가 수취나 수익 인식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 해외현지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양측의 의견을 모두 살핀 조세심판원은 국세청이 A법인의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잘못이 있는 것으로 보고 A법인의 손을 들어줬다.

조세심판원은 "내국법인이 해외현지법인에 사용인을 파견해 생산과 경영 등을 지원하게 하며 인건비를 부담하는 경우로서 당해 사용인이 사실상 내국법인의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그 비용을 내국법인의 손금에 산입할 수 있다(조심 2012중2416, 2014.5.28.)"고 짚었다.

심판원은 "해외현지법인은 중국과 베트남 현지에서 판매와 A/S를 제공할 목적으로 A법인이 100%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라면서 "계약 규정의 책임에 따라 직원들을 현지에 파견하고 A법인의 업무를 수행했고, 파견 임직원들은 A법인의 관리·감독 하에 업무를 수행해 인사평가를 받았으며, 조직도를 보면 A법인의 중국과 베트남 관련 부서에 소속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부연했다. 이에 심판원은 파견 임직원들이 A법인의 업무에 종사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국세청이 A법인의 법인세 경정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취소할 것을 주문했다.

[참고 심판례: 조심 2023중3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