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샤이바 엠티 쿼터에 위치한 아람코 유전 <사진 로이터>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의 석유 달러 거래인 '페트로 달러' 계약을 갱신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달러화의 약세 등에 따른 세계 금융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14일 일부 외신 및 업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6월 9일 만료된 미국과의 석유 달러 계약을 갱신하지 않으면서 50년만에 '페트로 달러'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소식이 나왔다.
실제 계약이 종료된다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제 석유를 위안화, 유로화, 루블 등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중국과 러시아 주도의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IRICS)는 소셜 미디어 'X'를 통해 이같이 전하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여러 통화로 석유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은 러시아와 남미국가들 간 무역에서 달러화를 대체한 위안화 거래를 늘리며 페트로 달러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다만 아랍 매체인 뉴 아랍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거래에 위안화를 사용하기 위해 '페트로 달러'를 끝낼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사우디와 미국 사이에 공식적인 석유 협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워처의 아르노 베르트랑은 "이것이 사실이라고 믿고 싶지만, 석유달러 협정의 50년만 만료일은 꽤 많은 연구 끝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1973년 석유 위기 이후 1974년 6월 8일 체결된 '페트로 달러' 협정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수출 가격을 미국 달러로만 책정하고 잉여 석유 수입을 미국 재무부 채권에 투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사우디 왕국에 군사 및 안보 지원을 제공했으며 당시 이 협정으로 미국은 안정적인 석유 공급원과 부채에 대한 시장을 얻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경제 및 전반적인 안보를 확보했다.
이 같은 시스템은 사실상 세계 기축 통화로서의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강화해 왔다. 라이트 파이낸셜 그룹의 데이비드 라이트는 그의 저서에서 "미국 달러 없이는 에너지를 살 수 없으므로 달러가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제 페트로 달러 시대가 끝날시에는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MSN 뉴스는 "페트로 달러의 종료는 미국 달러를 약화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미국 금융 시장을 약화할 수 있다"며 "석유가 달러가 아닌 다른 통화로 가격이 책정된다면 전 세계 달러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금리 상승, 미국 채권 시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