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70' 전화, 수사팀이 확인해야 할 사항"
"임성근 골프모임 단톡방, 수사대상 아냐"
'구명 의혹'에 "가설과 가설 겹쳐 나온 얘기…수사 참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상병특검법)에 대한 입법청문회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증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해 7월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건 대통령실 유선번호 '02-800-7070'의 번호 주인을 확인했는지 질문에 "수사팀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2일 연합뉴스 등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이 전 장관이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하기 직전 통화한 상대방에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전화번호가 누구 것인지는 수사팀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대상의 특성상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31일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 취소와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하기 전 해당 전화를 받아 168초간 통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제기된 날이다.
또 공수처 관계자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 이모씨 등이 골프모임을 추진하는 단체 대화방이 드러나 '구명 로비 의혹'이 나온 것과 관련해선 "카카오톡 단톡방 안에 우리 수사 대상이 포함된 게 아니다"며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권 일부에서 나오는 여러 의혹은 가설과 가설이 겹쳐 나오는 이야기로 안다"면서 "다만 수사팀은 참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성근 전 사단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투자사 블랙펄인베스트먼트 전 대표 이모 씨와, 해병대 출신인 전직 청와대 경호처 출신 A씨와 현직 경찰 B씨, 변호사 C씨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골프 계획을 논의했다는 JTBC 보도가 지난달 25일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하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과 임 전 사단장이 골프모임까지 추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도대체 누구의 부탁을 받아 임 전 사단장 구하기에 대통령이 적극적이었는지 이제는 답해야 할 때"라고 공세 수위를 높인 바 있다.
반면 임 전 사단장은 "해당 골프 모임이 추진되는 자체를 알지 못했고, 그분(이씨)의 존재 자체를 모른다. 또 제 휴대전화에 그분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지 않다. 공수처가 보관 중인 제 휴대전화를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2차 소환조사 이후 수사 속도가 늦다는 지적에 대해 "수사 기록을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보고 있고, 그간 수사 기록과 최근에 확인한 내용을 비교하면 사실관계를 새롭게 확인해야 할 것도 있다"고 했다.
이어 "속도의 문제는 기대와 맞물린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아쉽게 생각한다", "수사팀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고 있고 주말도 없이 나와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수처는 추후 중간 점검 결과를 토대로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장관, 대통령실 관계자 등의 소환 여부와 시기를 조율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