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책무구조도' 작성해야
금융위 “관리의무 위반, 행정제제 대상...별도 형사처벌 규정 없어”
◆…금융위원회는 3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시 최고경영자 등 처벌 강화 우려 목소리에 "행정제재 대상이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사진=연합뉴스］
금융위원회는 3일부터 시행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하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따라 금융사의 대표이사 등의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은 행정제재 대상이나 형사처벌의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날 한 매체가 '반복된 직원 일탈도 행장탓?...책무구조 논란' 제목으로 "한 시중은행장은 '일탈 사고가 있어났다는 이유로 임원을 징계한다면 은행장 상당수가 교도소를 들락거릴 것'이라고 꼬집었다"라고 보도하자 즉각 이 같이 밝혔다.
행정제재는 해임요구, 직무정지, 문책경고, 주의적 경고, 주의 등이 해당한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나, 지배구조법은 별도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그간 지속적으로 터져 나온 금융권 배임·횡령 등 사고 방지를 위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 등 개개인이 책임져야 할 내부통제 책임 범위와 내용을 담은 '책무구조도'를 도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책무구조도란 금융회사 주요 업무에 대한 최종 책임자를 사전 특정해두는 제도를 말한다.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에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원칙을 내세운다. 해설서에 따르면 책무는 '금융회사 또는 금융회사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사항에 대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의 집행·운영에 대한 책임'으로 정의됐다
책무구조도는 단계적으로 은행·지주부터 법 시행 후 6개월 전인 내년 1월 2일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투자업자(증권사)와 보험사는 자산 규모에 따라 늦어도 2026년 7월 2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책무구조도는 대표이사 등이 마련해야 하며, 책무의 누락·중복·편중이 없도록 책무를 배분해야 한다.
과거 금융사고가 터지면 대표이사나 담당임원 등이 실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동일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라면 상급자의 책무로 특정하게 됨으로써 법망을 빠져나가기 어렵게 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책임을 미루지 말라는 게 책무구조도의 골자"라며 "업무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책무를 지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정 지배구조법 시행은 오늘부터지만 금융지주와 은행에 6개월의 유예 기간이 부여됐기 때문에 내년 1월부터 실제 제출하면 된다. 금융위는 금융권이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도입·운영할 수 있도록 시범 운영 기간을 도입하고 시범 운영에 참여하는 회사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