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출신이라 시험과목 면제?.. 권익위, 전문직 시험 '공직경력 특례' 폐지 권고

세무사·관세사·회계사 등 국가전문자격시험에서 인정돼 왔던 공직경력특례제도가 전면 폐지될 전망이다. 자동 자격부여·시험과목 면제 등 공직경력특례제도가 일부 수험생들에게 '공무원 특혜'로 지목돼온 만큼, 이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3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가자격시험 제도·운영과정의 공정성 제고' 방안을 마련해 개별법령 소관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국가전문자격시험에는 공직경력만으로 시험 없이 자격을 자동 부여하거나 시험과목을 면제하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해당 규정을 두고, 공직사회 스스로 공정문화 정착을 저해한다는 비판과 함께 과도한 특례라는 논란이 계속돼 왔다.

일례로, 지난 2021년 9월 치러진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에서는 공무원만 면제받은 과목의 과락률이 82.1%로 높게 나타나면서 일반 응시생들이 크게 반발하기도 했다.

권익위는 국가전문자격시험에서 공직경력 특혜를 폐지해 달라는 응시생들의 지속적인 요구를 고려해, 실태조사와 정책연구용역을 통해 제도 전반을 살펴보고, 국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공개토론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을 거쳐 개선방안을 도출했다고 전했다.

권익위가 발표한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현재 자격 자동부여나 시험과목 면제 등 특례규정이 반영된 개별법상 국가전문자격시험 15종에 대한 공직경력인정 특례가 전면 폐지된다.

대상 자격시험은 법무사, 세무사, 관세사, 행정사, 변리사,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소방시설관리사, 경비지도사, 감정평가사, 손해평가사, 손해사정사, 보험계리사, 보세사, 소방안전관리자 등 15종이다.

일부 자격시험은 파면이나 해임 등 징계처분된 자에게도 시험면제 특혜를 부여해 논란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징계처분을 받은 자는 공직경력 인정 대상에서 제외하며, 성범죄와 채용비리 등도 공직인정 제외 징계처분 사유에 추가한다.

아울러, 전관예우로 인해 특혜가 발생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공직 퇴임 자격사는 전(前) 소속기관 수임을 1년간 제한하는 근거 규정이 신설된다. 앞서 변호사와 관세사, 세무사, 행정사 등은 이미 개별법에 공직퇴임 후 1년 간 수임제한이 명시돼 있다.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으로도 청년세대의 공정사회 실현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