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미국에서 전자결재 방식으로 거부권 행사 점쳐져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현재 미국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에서 전자결재 방식으로 해당 법안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9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한 재의 요구 안건을 심의 및 의결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법안이 정부로 이송된 다음 날부터 15일 이내에 해당하는 오는 20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특검 추천권을 야당에 부여한 채상병특검법이 대통령의 공무원 임명권을 침해하며 삼권분립에 어긋나는 위헌적 법안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런 만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재가 가능성이 점쳐진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이 추진 중인 채상병특검법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이 수해사고로 인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사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해병대수사단이 해당 사건을 자체 조사해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국방부가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21대 국회는 범야권 주도로 본회의에서 통과시켰지만,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법안은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였던 지난 5월 28일 재표결을 거친 후 폐기됐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당론 1호'로 채상병특검법을 다시 발의했다. 아울러 국회는 지난 4일 본회의에서 여당 의원들의 반발 속에 야당 주도로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재발의한 법안은 채상병 순직사건을 비롯해 관련 사안에 대한 특검의 수사범위를 더 넓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1주기인 오는 19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해당 청문회 실시 관련의 건을 의결할 예정인데, 민주당의 이러한 방침은 채상병 특검법 국회 재의결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