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강민수.. "'5‧18사태' 등 부적절한 표현 사용 죄송"

국회 기획재정위, 16일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12‧12거사, 5‧18광주사태 표현은 본뜻 아냐 죄송하다"

'12‧12거사, 5‧18광주사태' 등 대학원생 당시 작성한 석사논문에 표현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가 고개를 숙였다.

16일 국회 본관 기재위에서 열린 국세청장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를 불문 다수 의원들이 강 후보자의 석사논문의 부적절한 표기 및 표절의혹에 대해 질타를 가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12‧12를 '거사'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당시 강 후보자는 논문 작성 당시 다른 논문에서 인용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표현이 들어갔다고 주장하나, 그 당시에도 논문마다 12‧12거사와 12‧12사태라는 말이 섞여 나온다"며 "그럼에도 본인 논문에 12‧12 거사라고 쓴 것은 후보자의 역사관이 매우 부적절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 내란 혐의로 사형 판결까지 받은 전두환 씨에 대해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사태로 폄하한 것은 큰 문제"라며 "1995년 석사논문에서 인용한 여러 논문에서는 다른 표현도 많았는데, 후보자가 12‧12거사와 5‧18광주사태라고 인용했다는 것은 본인의 편향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낸 것으로 충분히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6·10 민주항쟁을 사태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석사 학위 논문을 자세히 보니 6·10민주항쟁을 6·10사태로 표현했다. 사태가 무엇이길래 왜 자꾸 사태를 쓰나. 광주 사태는 언론에서 그렇게 썼기 때문에 그렇게 썼다고 변명하고 있는데 6월 항쟁을 6·10사태라고 부르는 것은 처음 들어본다. 그 시기 후보자는 대학을 다녔는데 왜 사태로 썼냐"고 질타했다.

이어 "모든 표현이 민주주의를 갈구하며 민주화 투쟁을 해온 국민의 입장에서 역사를 보고 있지 않고 권력자의 입장에서 보고 있다. 국민을 억압하고 독재 권력을 향유하려 했던 입장에서 '사태'로 인식한 그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 아닌가. 잘못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외에도 다수 의원들이 논문을 지적하자 강 후보자는 "30여년 전 대학원 시절을 돌이켜보면 제 생각이 너무 짧아, 후회스럽고 민주화운동 유가족 등 광주시민분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1980년대 대학생활을 했고, 5‧18광주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잘 알고 있어 당시 논문에 쓰인 부적절한 표현은 언론 기사를 인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현재 제 성향 및 가치관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논문 작성 당시에는 '민주화 운동'이라는 단어가 보편화 되지 않았었다며 강 후보자의 입장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도 나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가 논문을 작성할 1992년 당시에는 5‧18광주사태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1995년 이후 5‧18광주민주화 운동이 역사적으로 인정받아서 그 이후부터 쭉 그렇게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