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피보험자 실제 부담한 비용만 지급해야"
"환급대상 미포함 보험사 설명의무 위반 아냐"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씨가 B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10월 B보험과 배우자 명의로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A씨 배우자는 항암치료를 위해 2022년 고가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를 전액 본인 부담으로 처방받았다. A씨는 병원에 약값을 지급한 뒤 보험사에 본인부담금 전액을 포함한 실손보험금 총 3600만원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위험분담제에 따라 환급받을 금액인 15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지급했다. 위험분담제는 고가의 치료제를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약사가 비용 일부를 환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A씨는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요양급여도 아닌데다 위험분담에 따라 지급된 것이므로 보험사에서 환자가 환급받은 위험분담금을 포함한 전체본인부담금을 모두 보상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사 측은 "환급금이 환자가 실제 부담한 본인부담금이라고 볼 수 없고 이를 보험으로 보상하는 것은 손해보험의 이득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반박했다.
1심은 환급금이 본인부담금에 포함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위험분담제에 의한 환급금은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한다"며 "보험사가 지급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을 피보험자에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2심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환급금은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를 보험사가 명시·설명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 판결과 같았다. 대법원은 "피보험자에게 손해의 전보를 넘어 오히려 이득을 주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손해보험제도의 원칙에 반할 여지가 있다"며 "위험분담제에 따라 제약회사로부터 환급받는 금액은 피보험자가 실제로 부담한 요양 급여비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