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전쟁에 뛰어든 로봇'...우크라, 최전선에 정찰용 로봇개 투입

드론이 가기 힘든 참호·울창한 숲 정찰 가능

탄약이나 의약품 운반하는 수송병 역할 수행

영국 보안회사 로봇개 30대 우크라에 공급

전문가, 중국산 '유니트리 고2 프로' 모델 추정

원격제어로 작동하는 지상드론 '로봇개'가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투입돼 러시아군의 참호를 감시하거나 지뢰를 탐지하는 등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28기계화여단의 커트 중령은 국방부 공식 계정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모든 부대에서는 로봇개 한 대씩 배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배드 2(BAD.2)'라는 모델로 알려진 로봇개는 고화질 영상 카메라가 탑재된 지상드론으로서 정찰에 특화돼 있다. 일반 무인 항공기(UAV)가 가기 힘든 참호나 울창한 숲 등을 탐색할 수 있다. 또한 열 화상 센서를 사용해 지뢰와 같은 폭발 장치를 감지하거나 탄약이나 의약품을 운반하는 수송병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배드 2'는 러시아군의 위치를 찾는 데도 사용되지만 실제로는 냄새를 맡는 후각센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봇개의 배터리 수명은 최대 5시간이며 시속 15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다. 가격은 버전에 따라 4000~8000유로(약 700만원~1400만원)다.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 지역 작전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에 발견되지 않도록 독일제 군용 위장 담요로 로봇개를 덮어 육안과 열화상 카메라로 탐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만약 로봇개가 러시아군에 포획되면 운영자가 비상 스위치를 통해 모든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도 추가했다.

독일 매체 빌트는 브릿 얼라이언스가 30대의 로봇개를 우크라이나에 공급했다고 전했다. 브릿 얼라이언스는 보안 회사로 로봇을 제조하지는 않는다.
  로봇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된 로봇개가 중국산 '유니트리 고2 프로'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중국 로봇 전문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가 개발한 '유니트리 Go2 프로'는 최소 감지 거리, 좁은 사각지대, 반구형 초광각 인식 기능을 지원하고 다리를 접을 수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

우크라이나가 군사 작전에 로봇개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미군이 지뢰 제거 등을 수행하기 위한 로봇개 두 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