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발전재단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2000부 이상 찍어낸 차량용 스티커. 서울대 로고와 함께 '프라우드 패밀리' '프라우드 페어런트' '아임 맘' '아임 대드' 등 문구가 영어로 적혀 있다 [사진=서울대학교발전재단]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시민모임)은 19일 "이번 굿즈(기념품)는 입시 성공의 정점으로 치부되는 서울대 로고를 활용해, 그 보호자에게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마음껏 과시하라'고 부추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서는 특정 시기에 선점한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며 "이런 사회에서는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간 인권위원회는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행태에 엄중하게 대처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한때 '특정 대학 합격 현수막 게시'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특정 대학 외의 학교에 진학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 학부모 등에게 소외감을 주는 등 교육적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러 차례 권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세대별로 살펴본 교육 인식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가운데 대학 서열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은 학력에 대한 차별보다 일류대, 명문대를 중심으로 한 학벌에 따른 차별 인식은 점차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단체는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을 표하는 한편, 이와 같은 행태에 경계를 세우고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발전재단은 온라인 홍보 페이지(www.snu.or.kr/family)에서 서울대 재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서울대 마크와 함께 ▲PROUD FAMILY(자랑스러운 가족) ▲I AM (SNU) MOM(나는 서울대생 엄마) 등의 문구가 명기된 스티커를 제작 및 배포했다.
그러나 이 스티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논란을 불렀다. 발전재단 측은 "소속감을 고취하려는 목적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지나친 학벌 과시'라는 비판과 '미국도 판매하는 것'이라는 옹호 의견이 엇갈리는 중이다. 실제 미국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 유명 대학에서도 이 같은 스티커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