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학교폭력 발생 건수 61,445건…유형도 다양화
이찬희 변호사 "학교폭력 연루됐다면, 조속히 전문 변호사 도움 받아야"
◆…법무법인 대륜 이찬희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대륜 제공]
교육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등학교 학교폭력 발생 건수는 모두 6만1.445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보다 3,400여 건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가 1만6,155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이 7,26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중에는 경남이 4,752건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과거에는 학교폭력이 학생들 개인 간의 사소한 다툼으로 치부됐지만, 최근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면서 학교폭력으로 인정되는 유형 역시 다양해지는 모양새다.
법무법인 대륜 이찬희 변호사는 "겉으로 드러나는 물리적인 폭력 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 폭언, 은근한 따돌림 등 여러 종류의 학교 폭력 사건들이 접수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객관적인 증거 없이 피해 학생의 진술만으로도 학교 폭력 신고가 가능한만큼, 무고성 신고 사례도 적지 않다.
이찬희 변호사는 "학폭을 저지른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신고를 당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의뢰인도 자주 만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울산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양은 지난해 같은 학교 친구로부터 따돌림 가해자로 지목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넘겨졌다. 신고 경위서에는 A양이 체육 시간과 점심 시간에 자신을 가리키며 비웃는 행위를 해 수치심을 느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다.
보조인 자격으로 학폭위 과정에 참여한 이 변호사는 "명확한 증거 없이 신고가 이뤄졌고, 심지어 그 내용조차 타인을 통해 전해들은 것이 많아 모호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신고는 무고한 A양에게 있어서는 또다른 상처이자 커다란 충격"이라며 "어느 학생이라도 억울하게 학교폭력 가해자로 낙인 찍히는 일이 없도록 현명한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건을 심리한 교육청 학폭위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학교폭력과 관련된 처분이 대학 진학 등 학생들의 장래 신상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아, 선처를 구하고 처분 수위를 낮추기 위해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요청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중학생 B군은 같은 반 친구를 강제추행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B군에게 단기 소년원 송치에 해당하는 '9호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혐의를 나누어 변론했다. 강제추행의 경우 당시 학생들이 서로의 신체를 만지며 놀리는 것을 일종의 놀이로 여기고 있었고, 피해 학생 역시 다른 친구들에게 비슷한 장난을 쳤다는 주변 진술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다만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다. 법원은 B군에게 '4호 처분'을 내리며 단기 관찰만을 명했다.
이찬희 변호사는 "위 사례들 외에도 1년이면 수 십건의 학교폭력 사건이 접수돼 변론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교폭력의 경우 학폭위 뿐만 아니라 민·형사소송까지 진행될 수 있기에 최대한 빨리 전문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