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영 "민주당 내 비명 연대, 지금 출범한 거나 마찬가지"
"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 한 건 정계 복귀 위한 명분 쌓기"
"민주당, 대선 정국서 플랜B 등장 가능성으로 이어질수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8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예방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부겸 전 총리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민주당 잠재적 대선주자들이 잠행을 깨고 정치 행보에 나선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 교사' 혐의 1심 선고에서 유죄가 나온다면, 비명계의 활동 공간은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대 총선의 민주당 180석을 맞춰 '엄문어'로 불리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6일 "당내 4명의 김씨가 비명연대를 사실상 구축한 상황"이라며 김두관 전 의원,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했다.
엄 소장은 이날 오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서 "민주당 내 비명 연대가 지금 출범한 거나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계기는 10월 이재명 대표 선고"라며 이같이 말했다.
염 소장은 "첫 번째 주자로 김두관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친명'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두 번째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으로 본격 정치 재개가 가능하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오래전부터 친문과 친노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하며 비명계 캠프 같은 기능을 경기도가 대신한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부겸 전 총리도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김 전 총리가 지난번 총선 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건 정계 복귀를 위한 명분 쌓기의 일환이다. 본인이 이재명 대표를 한 번 도와주고, 그걸 발판으로 정치 복귀한 셈"이라고 했다.
그는 1차로 당내 김씨 비명연대 4명 등 외에도 당밖에선 이낙연 전 대표와 조국 대표를 중심 축으로 한 세력이 존재해 앞으로 비명 쪽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 소장은 "이낙연 전 대표는 사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구민주계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 이재명 대표처럼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중도 확장 면에서는 상당히 유연한 정치인"이라고 했다.
또 조국 대표의 경우 10월의 곡성·영광의 재보궐 선거가 있어 후보 구도를 잘 갖춰 당선자를 내면 호남에서 교두보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봤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주목되는 이유에 대해 "일단 이재명 대표는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일단 민주당 후보는 돼야 된다'는 입장이 강한 것 같다"며 "전당대회 때 85% 지지받고, 당내 주요 요직을 친명으로 다 교체한 상황에서 당내 후보가 되는 건 가능할 수 있지만, 당내 후보가 된다 해도 그것이 본선 승리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측면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죄 판결 받고 당내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중도 부당층이 이탈할 수도 있고, 또 범보수 후보와 일대일 가상대결에서 만약 승산이 적은 것으로 나와 밀린다면 당연히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동의할 수밖에 없다", "그럼 플랜 B로 비명 연대 당내 4명이든지, 이낙연, 조국 이런 쪽으로 눈이 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앞서 김 전 총리는 CBS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면 정부·여당에 도와줄 건 도와주겠다고 하는 유연한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또 민주당의 각종 탄핵 추진에 대해 "탄핵은 국민의 강한 매인데 일상적으로 치면 어떻게 국정 운영을 하느냐"며 "언제까지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책임지겠다고 할 거냐"라고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3일 자신의 정계 은퇴설이 돌자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정치 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낙천· 낙선한 박광온·박용진·송갑석 등 10여명이 모인 '초일회'라는 모임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27일 YTN라디오에서 김 전 총리에 대해 "일종의 민주당 대선후보를 염두에 두고 정치활동 재개를 시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건 대선을 뛰겠다, 용꿈을 다시 꾸고 가동하겠다 이런 걸로 해석된다"고 했다.
반면 대표 친명계인 김우영 의원은 22일 SBS라디오에서 "'이재명 현상'은 개인에 대한 선호가 아니라 '윤석열 정권 폭주'와 일당독재에 대한 강력한 저지선을 모으자는 차원에서 이재명이 상징화한 것"이라며 "'안티'나 '비(非)'로는 정치를 주도할 수 없다", "이번 전당대회, 당원대회에서도 비(非) 자로 나왔을 때는 당원들이 인정을 안 하는 것"이라고 부정 평가했다.
